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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7.05.23 12:16

[S리뷰] 영화 '대립군', '명량' 최민식에 비견될 여진구의 연기.. 그는 아직 스무살

동급최강 여진구의 깊은 연기와 디테일한 전투신, '반지의 제왕'급 배경이 압권

▲ 영화 '대립군' ⓒ20세기폭스코리아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명작이 '명량' 이후 3년 만에 등장했다. 생계를 위해 돈을 받고 군역을 대신 해주는 사람인 대립군을 소재로 한 영화 '대립군'은 최근들어 평가가 달라지고 있는 광해군이라는 인물의 성장을 담고 있다.

임진왜란이라는 시대적배경과 대립'군'이라는 제목으로 인해 화려하고 압도적인 전투신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대립군'은 아무래도 지루한 영화라 느껴질 수 있다. '대립군'에는 대규모 군대가 충돌하는 화려한 전투신 보다는 적은 수의 호위병, 그들을 쫓는 살수 집단, 그리고 왜군의 아주 일부분이 등장할 뿐이다. 그렇기에 전투는 소규모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대립군'의 전투에는 디테일한 표현이 담겨있다. 

날아가는 화살촉과 깃에도 디테일이 살아있고 검과 도를 쓰는 인물들의 움직임에도 치밀한 계산으로 만들어진 디테일이 있다. 궁병과 조총병의 대형과 사격술도 틈이 없었고 조총을 쏜 뒤 화약과 탄을 재장전하는 조총병들조차 쉬이 여기지 않았다. 마치 사극 전투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디테일한 장치를 한데 모은 듯한 '대립군'의 전투는 인물중심 이야기 진행으로 인해 자칫 지루함이 익숙해질 수 있는 순간에 등장해 다시 한 번 스크린에 대한 텐션을 높인다.

▲ 영화 '대립군' ⓒ20세기폭스코리아

디테일한 전투신도 압권인 '대립군'이지만 '대립군'이라는 영화가 보여주는 진정한 재미는 인물에 있다. 어리고 나약한 소년인 광해(여진구 분)와 대립군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대립군 수장 토우(이정재 분)는 극과 극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앞날을 위해 같은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는 인물들로, 토우가 광해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한다는 내용이 '대립군'의 전반적인 이야기이다.

토우 역을 맡은 이정재야 언급하자면 입만 아플 연기파 배우이고 누구나 기대를 하는 배우이기에 이번 '대립군'에서도 충분한 기대를 함에 아쉬움이 남지 않을 것이다. 기자가 좀 더 말하고 싶은 사람은 여진구라는 젊은 배우다.

▲ 영화 '대립군' ⓒ20세기폭스코리아

갓 성인이 된 배우 여진구는 드라마 '자이언트'의 소년 강모나 영화 '화이'의 주인공 등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그 연기력과 존재감을 인정받아 온 배우다. 베테랑 성인 연기자에도 밀리지 않을 뛰어난 표현력을 가진 그의 나이는 이제 21살, 만으로 19세다. 지난 2014년 제35회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에 참석한 배우 황정민은 여진구에 대해 "여진구는 청룡영화상 수상을 열댓 번은 하지 않을까 싶다"며 "나이에 비해 월등한 생각과 사상을 가진 친구"라 극찬한 바 있다.

여진구의 연기를 칭찬하는 모든 단어가 '대립군'에 들어있다. 나약하고 겁 많은 소년 광해부터 백성들을 위한 희생과 용기를 갖게 된 광해로 성장하기까지가 2시간 남짓한 영화 러닝타임에 들어있다. 전쟁 중에도 다이아몬드수저처럼 지내며 적에 대한 적개심조차 드러내지 못하고 도망만 치던 소년이, 아버지에게도 버림 받았다는 자신의 처지를 인식하고 나라에 있어 가장 중요시 돼야 하는 존재가 임금이 아닌 백성이라고 여기기 시작하며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광해는 관객들로 하여금 크나큰 몰입과 공감을, 백성들의 피로 물들어가는 조선의 산과 강처럼 천천히, 그리고 넓게 퍼져가게 만든다.

▲ 영화 '대립군' ⓒ20세기폭스코리아

이러한 어려운 인물에 대한 연기를 여진구는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내면에서부터 변해가는 광해의 변화를 여진구는 관객들이 그의 눈빛 하나로도 변화의 낌새를 느낄 수 있게 연기했다. 그의 연기는 '대립군' 속 광해가 성장해 임금이 되어 역사 속 광해군처럼 외교적 중립과 대화의 외교정책으로 나라를 이끌게 됐구나 라고 생각이 될 정도다. 과연 여진구와 비슷한 나이대에 여진구 만큼의 연기를 하는 배우가 있을까?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통틀어 봐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의 연기는 2배가 넘는 나이와 연기경력을 가진 배우 최민식과 비견됨에 있어 손색이 없다. '명량'이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포커스를 맞췄고 최민식은 이를 누구보다 멋지게 표현해냈다. 여진구 또한 '대립군'의 광해라는 인물에 대해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표현을 완성했다.

영화 '대립군'은 오는 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박기자의 영화 '대립군'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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