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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7.21 09:12

댄싱스타2 "최여진 우승, 화룡점정의 대미를 완성하다!"

결승전다운 최고의 무대의 경연, 댄스스포츠의 매력에 빠지다!

▲ 사진제공=iMBC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화룡점정이었을 것이다. 모든 오디션은 아마추어에서 시작해서 프로로 끝난다. 수많은 다양한 개성과 재능과 가능성이 어우러진 가운데 조금씩 걸러지고 성장하면서 마지막에는 프로로써 판단되어지는 순간이 오게 된다. 프로들이 참가하는 <댄싱 위드 더 스타2>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최소한 댄스스포츠에 있어 출연자들은 모두 아마추어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아니 예상이랄 것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공감하고 있었을 것이다. 차라리 효연이 우승한다면 한 편의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볼 수 있으리라. 살짝 실망하기도 했었다. 그만큼 일방적인 독주를 보여주고 있었다. 첫회 첫무대에서부터 최여진-박지우 팀만 유독 남달랐다. 특별했다. 우승여부와는 상관없이 최소한 마지막 결승무대에 오를 두 팀 가운데 최여진-박지우 팀은 반드시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다른 출연자들이 경쟁하게 될 것이다. 실제 그렇게 되었다.

어려서 발레를 배웠던 경험에서 우러난 탄탄한 기초와 정확한 동작, 동시에 늘씬한 큰 키와 긴 팔다리에서 느껴지는 어떤 힘과 박력, 그리고 배우라고 하는 현재의 직업에 어울리는 남다른 표현력까지. 최여진의 춤은 첫탈락자가 나왔던 두번째 경연에서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아직 다른 출연자들이 아마추어로서의 어색함을 벗지 못하고 있을 때 그녀만이 오로지 완성도 있는 무대를 보여주고 있었다. 표현력에서는 예지원과 견줄 수 있고, 동작의 정확성에서는 효연과 비교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압도적인 몸매에서 뿜어지는 존재감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지루하게 돌아가 있던 눈빛마저 그녀의 무대가 시작되면 그녀의 매력에 이끌려 TV화면에 고정되고 만다. 내가 보는 것이 아니라 그녀게 보게 만드는 것이다.

하긴 결승이라는 것이 최여진 혼자서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결승에서마저 너무 일방적이면 그만큼 흥미는 떨어진다. 결과가 이미 결정된 경기를 보는 것처럼 허무한 것도 없다. 피가 튀어야 한다. 살이 찢기고 뼈가 부서져야 한다. 상처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상대에 기대어 지친 팔을 들어 승리를 확인한다. 드라마란 그렇게 쓰여지는 것이다. 적이 강할수록 긴장과 흥분은 고조된다. 마지막 순간 반전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럴만한 힘이 효연에게는 있었다.

현역 아이돌, 더구나 걸그룹 최고의 춤꾼으로 손꼽히는 효연의 진가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타고난 리듬감과 정확한 몸동작은 춤이 아닌 음악을 연주해 들려주고 있었다. 배우라는 직업에 걸맞게 최여진이 무대 위에서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었다면 효연은 최고의 아이돌그룹 '소녀시대'의 멤버답게 화려한 음악을 몸으로 연주해 들려주고 있었다. 이미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판단하기 전에 그저 이런 무대를 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무척 즐겁다. 한여름의 열기가 인간의 몸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어느새 잊혀지고 만다.

29점과 29점, 그리고 다시 29점 대 29점. 30점 만점에 프로경기의 국제심판인 알렉스 김의 감점이 1점씩 빠졌다. 사실상 아마추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점수다.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모두가 최선을 다한 최고의 무대였다. 기술적으로도 훌륭했고, 예술적으로도 감탄과 감동을 자아냈다. 결과는 단지 그 뒤에 따라붙을 뿐. 효연도 많이 발전했지만 그동안 독주해 온 최여진의 관성을 이기지는 못했다. 실력의 차이라기보다는 누적된 평가의 결과인 셈이다. 누가 우승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았는데, 다만 그동안 보여온 무대에 대한 신뢰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무대 자체는 그다지 크게 두드러지는 차이는 없었다. 개인적인 선호를 말하라면 최여진을 꼽고 싶기는 하다. 시원시원하고 박력있는 동작들에 어느새 압도되어 있었다.

파트너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랭킹 7위의 실력자였다. 자타가 공인하는 라틴댄스의 국내 최강자였다. 최여진은 파트너복도 타고났다. 하기는 동갑내기로써 격의없이 어울리며 끈끈한 신뢰와 우정을 쌓아 온 효연과 김형석 역시 최고의 파트너십을 보여주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최여진의 어쩌면 댄서로서 불리할 수 있는 큰 키를 파트너로써 훌륭하게 커버하며 리드해낸 박지우의 기량과 연륜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최여진이 박지우보다 더 커 보이는 어색한 구도에서도 넘치도록 훌륭히 최여진의 무대를 이끌고 있었다.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아쉽지만 파트너에 있어서는 최여진이 한 수 위였다. 김형석은 아직 젊고 앞날이 많이 남아 있다.

그야말로 호사였다. 호강이었다. 눈이 즐거웠다. 마음이 즐거웠다. 정화되고 있었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인간은 어째서 이리도 기분이 좋은 것인가? 사람이 아름답고 춤이 아름답다. 지금까지의 과정들이 모두 아름답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반가웠다. 김규리의 춤을 다시 볼 수 있어 더 반가웠다. 이토록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 행복했다. 과연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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