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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공소리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7.05.18 18:36

[공소리 칼럼] 성적 파트너와 연인의 차이점은?

목적이 있는 관계, 사람이 목적인 관계

[스타데일리뉴스=공소리 칼럼니스트] A씨(남성)는 성적 파트너였다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를 두고 “성적 파트너와 연인의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이냐”고 물으며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거다”고 말했다.

대개 성적 파트너와 연인의 정의는 다르다. 사람마다 진지한 관계 여부, 사랑하는 감정, 암묵적 계약관계 등 여러 가지 입장이 있다. 필자는 성적 파트너는 ‘사람이 수단인 경우’이고, 연인은 ‘사람이 목적인 경우’라고 대답했다.

 

사람이 목적인 만남과 사람이 수단인 관계

우리는 살면서 많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한다. 그 속에서 관계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관계의 정의를 정서적으로 나뉘는 경우도 있고, 공사로 구분하거나 또 나름대로 기준이 있다.

사람이 목적인 관계란, 상대에게 ‘내 소망을 들어주길 바라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소망은 사소한 바람들이 아니다. ‘상대방이 내 마음대로 해주길 원하지 않는 것’이다. 상대방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그리하여 내 기호대로, 내 가치관대로 상대방이 행동하지 않아도 상대를 충분히 존중하기 때문에 괜찮은 것이다.

사람이 목적이라면 상대방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바라지 않게 된다. 데이트할 때마다 연인이 픽업해주는 게 응당한 게 아니라 고마운 일이며, 사람이 목적이라면 상대의 열악한 조건과 외모로 관계의 위기가 오지 않는다. 혼인을 앞두고 상대방이 혼수를 해 오는 것이, 집을 마련해 오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다. 무언가 받는다면 고마운 일이지만, 무언가를 해주길 바라는 요구는 거래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사람이 목적인 만남은 많지 않다. 필자는 가족마저도 사람이 목적인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모와 형제를 선택할 수 없다. 자식 또한 어떤 인격체인지 선택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부모이고, 형제이고, 자식이다. 살면서 선택과 노력으로 인연을 맺은 친구, 연인, 동료 등과 다르게 가족은 특수한 관계로 보인다.

그렇다면 사람이 수단인 관계는 무엇일까. 우리는 성장하면서 가족을 벗어나 학교, 직장, 온라인 등 여러 집단 속에서 관계를 형성한다. 비단, 직장 상사에게 리더십 바라거나 자신의 기능을 알아주길 바란다. 또 성적 파트너에게는 성적으로 만족을 얻길 바란다. 사람이 수단인 관계는 ‘바라는 목적이 있는 경우’다.

이러한 사람이 도구로서 기능하는 수단인 관계는 매우 많다. 원활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동료와 괜찮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선생님께 좋은 점수를 받거나 취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공부뿐만 아니라 매사에 어필하는 노력, 집단에서 도태되지 않으려고 포지션을 조절하는 것 등 상대방을 진실로 사랑해서 이루어지는 행동이 아니다. 개인의 원활한 삶을 위해, 또 관계된 모든 것이 잘 돌아가기 위해 하는 행동이다.

관계는 경우의 수다

성적 파트너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성적 만족 혹은 성적 행동으로 인해 얻는 정서적 만족감일 것이다. 지고지순한 마음과 조건 없는 사랑은 무리다.

목적이 분명한 관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득을 준다. 그리고 득의 배분이 극단적으로 차이 나면 수단으로서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예컨대, 사장이 월급을 주는데 직원이 일을 하나도 하지 않는다면 둘의 계약은 곧 해지될 것이다. 사장은 직원에게 100의 득을 주는데 그에 호응하는 행위를 하나도 하지 않는다면 사용 가치가 없다.

그러나 모든 관계를 순도 100% 사람이 목적, 사람이 수단인 관계로 나눌 수는 없다. 사람이 목적이면서 부분적으로 수단성도 띌 수 있다. 또 모든 상황을 예측할 수 없기에 관계의 모습은 다양하다.

B씨(여성)는 “성적 파트너로 만났던 사람과 결국 연인이 되었다”며 “보통 성적 파트너는 시작과 끝이 같은데, 나는 예외의 경우인 거 같다”고 말했다.

관계는 예외가 아니다. 변수가 아니라 경우의 수다. 감정과 상황은 모 아니면 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양한 감정, 여러 가지 상황이 관계의 감성이다. 모든 관계는 그러한 감성이 존재한다. 사람이 목적이어도, 사람이 수단이어도 흑백이나 선악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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