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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05.05 11:58

<최고의 사랑>, "명품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기대"

벌써부터 공효진이 사랑스러워지려 하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은 우연, 오해, 그리고 헤프닝이다.

우연찮게 주유소에서 얼굴도 모르고 만나고, 협찬받은 스카프를 화장실에 빠뜨리는 바람에 그것을 바꾸려 분장실에 들어갔다가 그것이 인기배우 독고진(차승원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독고진이 스카프에 해 준 사인을 들키면서 독고진과의 친분을 가장하게 되고, 우연히 알게 된 독고진의 비밀로 인해 인기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에까지 출연하게 되면서 독고진의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그때 독고진은 운명처럼 구애정(공효진 분)에게 반하게 된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바퀴> 다짜고짜 퀴즈 전화연결과 거기에서 벌어진 또 한 번의 헤프닝. 고리에 고리를 이으며 사건이 일어나고 내내 웃고 긴장하게 만든다. 그야말로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이랄까?

로맨틱 코미디란 달리 로맨틱 판타지이기도 하다. 로맨틱 코미디가 유쾌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갖는 원초적인 욕구 - 판타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전혀 모른 채 살았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 우연이라는 운명에 의해 만나고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수많은 엇갈림을 통해 다투고 오해하고 틀어지고 멀어졌다가 마침내 사랑으로 완성되어지고.

최근 <시크릿 가든>에서의 김주원과 길라임이 바로 그런 대표적인 경우였었다. 주원앓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성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던 김주원의 캐릭터는 여성들이 갖는 하나의 로망이며 판타지였다. 그것이 현빈을 일약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하도록 해주었다. 반면 신데렐라도 제인 에어도 아니었던 길라임은 그다지 드라마의 인기에 비해 하지원에게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지는 않다. 바로 그것이 대중이 바라는 것일 테니까.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에서 배우의 매력이란 무척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전직 아이돌, 그러나 현재는 비호감 연예인.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구애정을 연기하는 공효진이 얼마나 자신의 매력을 대중에 어필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일 게다. 자칫 구애정과 독고진의 캐릭터가 갖는 불균형은 이것을 일방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신데렐라는 좋은데 구애정의 캐릭터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단순히 불우한 이웃인 구애정을 구원해주는 싸가지 없는 왕자 이상은 되지 못한다. <시크릿 가든>을 보면서도 아쉬웠던 것이 그것이었다. 강인하고 당찬 캐릭터에 비해 길라임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못했다. 그에 비하면 공효진의 전작 <파스타>는 이선균과의 밸런스가 아주 훌륭했던 작품이었다. 어느 정도 구애정의 캐릭터를 지금보다는 끌어올릴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다행히 아직 감춰진 부분들이 많다는 점에서 기대할 만한 점들이 없지는 않다. 이를테면 국보소녀는 어떻게 해체되었는가? 당시의 사연들에 대해서도 앞으로 풀어놓을만한 이야기들이 많을 것이다.

그것이 반전이 될 수 있을 테고. 무엇보다 공효진은 매우 사랑스러운, 연기력만큼이나 매력이 넘치는 배우다. 물론 아이돌을 연기하기에는 사랑스러움이나 귀여운 매력이 많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녀는 아이돌이 아닌 배우일 테니까. 그리고 아이돌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직 아이돌을 연기하는 것이다. 공효진의 매력과 연기력이라면 일정부분 독고진과 구애정이 갖는 캐릭터의 불균형을 채워주고도 남을 것이다. 여기에 이후의 전개를 통해 구혜정의 캐릭터에 변화가 주어지게 된다면.

물론 지금 상태로도 공효진이 연기한 구애정은 독고진의 캐릭터를 커버해 주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공효진의 힘이 더 크다 하겠다. 공효진과도 구애정의 캐릭터는 밸런스를 이룰 필요가 있다. 

어쩔 수 없이 같은 주 시작된 KBS의 새 월화드라마 <동안미녀>와 비교되는 부분일 것이다. 같은 로맨틱 코미디로써 상당히 코믹한 분위기에, 그러나 주인공은 매우 우울한 처지, 그런데 <동안미녀>의 장나라를 보면 그렇게 같이 우울해지는데, 같은 우울한 상황에서도 <최고의 사랑>에서의 공효진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어떤 상황에서도 힘을 잃지 않는, 그것을 기분 좋게 포장해 보여줄 수 있는 공효진의 매력과 연기력의 힘이 아니었을까? 작가의 대본과 PD의 연출 역시 그것을 훌륭히 받쳐주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로서도 각각 KBS와 MBC의 월화드라마와 수목드라마로써 어쩔 수 없이 비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출발만 놓고 본다면 <최고의 사랑>이 한 발 앞서 가고 있다고 봐도 되겠다.

아이돌을 꿈꾸었다더니 구애정과 함께 국보소녀로써 활동했던 강세리 역할의 유인나의 모습은 딱 아이돌이었다. 화려하고 사랑스럽고 귀엽고. 매력적인 배우다. 외모도 외모려니와 무엇보다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로맨틱 코미디에 있어 최적화된 조연급 배우가 아닐까? 다만 캐릭터가 너무 강하다는 점에서 주연급으로는 어색함이 있다.

생각없이 유쾌하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드라마였다. 공효진과 차승원, 아니 구애정과 독고진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갈까 두근거리기도 했었고. 이런 종류의 로맨틱 코미디를 아직도 좋아한다.

로맨틱 코미디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얼핏 진부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정석이다. 그 정석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 제작진의 능력이며 배우의 역량일 것이다. 어차피 공효진과 차승원이야 검증된 배우들이고,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서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대본이나 연출에서도 제작진의 감각이 돋보이고 있고. 또 한 편의 명품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해 본다. 즐거우리라. 마음껏 웃고 마음껏 그 달콤한 사랑의 판타지에 빠져 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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