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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7.04.15 14:13

[S리뷰] '파운더', 햄버거로 성공한 천민자본주의의 전형

1950년대 맥도날드 집어 삼킨 레이 크록의 위선과 기만 다뤄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20일 개봉하는 '파운더'(감독 존 리 행콕)는 러닝타임 115분 동안 맥도날드 햄버거의 오리지널 창립자 맥 맥도날드(존 캐럴 린치), 딕 맥도날드(닉 오퍼맨) 형제와 전국적인 프랜차이즈를 꿈꾸는 멀티 믹서기 판매업자 레이 크록(마이클 키튼)의 욕망과 갈등 그리고 철저한 배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마디로 천민자본주의의 전형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또한 이 작품은 현대 패스트 푸드의 교과서나 다름없는 맥도날드 형제의 햄버거점을 어떻게 믹서기 판매업자 레이 크록이 집어 삼켰는지를 그린다. 아울러 맥도날드 창립일이 왜? 1955년으로 둔갑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파운더, 맥도널드 집어 삼킨 레이 크록의 위선과 기만 다뤄

현재 한정 판매 임에도 인기 상종가인 맥도날드의 '1955버거'는 미 일리노이주 오크 브룩(시카고 외곽)에서 오픈한 프랜차이즈 1호점의 창립년도를 기념하고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 실제 창립일은 1940년 5월 15일이다. 맥도날드 형제(뉴햄프셔 출신의 아일랜드계)가 미 캘리포니아 샌 버나디노(카운티)에서 문을 연 바베큐 레스토랑이 원조다.

1920년 콜롬비아 영화사에서 운수업을 시작한 맥도날드 형제는 1937년 핫도그, 1940년 바베큐 레스토랑, 이후 모든 메뉴를 과감히 청산하고 오직 햄버거와 사이드 메뉴 프랜치 프라이로 장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1954년 레이 크록을 만나기 전까지 업계를 뒤흔들만한 파격 행보를 걷는다.

딕 맥도날드가 업계 최초로 '스피디 시스템'(Speedee Service System)을 창안해 20분이 넘게 걸리던 햄버거 제조를 30초 안에 생산했고, 메뉴를 버거, 프랜치프라이, 탄산음료, 밀크쉐이크로 제한했다. 형제는 당시 헨리 포드의 자동차 모델 'T'형 생산라인을 버거 제조 롤모델로 재구성했다. 이는 레드오션이 된 기존 푸드점과 분명히 차별되는 블루오션 전략이었다.

반면 훗날 맥도날드社의 창립자가 된 일리노이주 소도시 오크 파크(Oak Park) 토박이 레이 크록(체코계)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같은 일리노이주 출신인 월트 디즈니와 구급차 운전병으로 복무했고, 이후 1937년 고향에서 종이컵에서 밀크쉐이크 멀티 믹서기 판매업자로 살았다. 그랬던 그가 서부 캘리포니아(샌 버나디노)에 위치한 맥도날드 햄버거점까지 찾아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한 것이 오늘날 굴지의 기업 맥도날드社의 출발이다.

영화는 이후 부터 우여곡절 끝에 서로 손을 잡은 레이 크록과 맥도날드 형제의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갈등과 다툼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 영화 '파운더' 포스터 & 보도스틸컷(CGV아트하우스 제공)

레이 크록과 맥도날드의 아이러니한 번창

영화 '파운더'는 작품을 에워싼 배경 두 가지가 눈에 띈다. 하나는 부동산. 다른 하나는 자동차다. 1950년대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승국으로써 번영의 길을 걷고 있었다. 당시 맥도날드는 흔치 않은 부동산과 식음료 프랜차이즈 사업이 결합된 형태였다. 부족한 자본을 부동산 매매를 통해 해결한 것이다. 또한, 당시 즉석 판매기 열풍과 같은 빠른 패턴의 식생활 문화를 읽고 패스트 푸드 시스템을 개발, 전국을 무대로 가맹점을 확장했다. 

두번째 자동차는 1950년대에 이르러 미국 산업의 전성기를 이끈다. 그 선두 그룹은 시카고와 디트로이트에 운집한 자동차 기업들이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 신형차들이 앞다퉈 쏟아져 나오던 시기였다.

덧붙여 극 초반 레이 크록의 차량은 크라이슬러의 플리머스 크랜브룩, 맥도날드 형제의 승용차는 크라이슬러의 윈저였다. 여기에 레이와 맥도날드가 존경하는 기업인은 자동차회사 창업주 헨리 포드. 한때 독일 나치정당에 거액을 기부했던 포드를 수시로 언급하면서 미 민주당 거액 기부자 월터 크라이슬러가 만든 차량을 주로 타고 다녔다. 

하물며 영화 종반부에 슬그머니 등장하는 차량은 영국제 롤스로이스. 글로벌 재벌들의 성공을 충족시키는 리무진 아닌가? 이뿐 아니라, 레이 크록과 맥도날드 형제는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미 공화당 열성 당원이었다. 반대로 레이 크록의 두번째 부인이자 현재의 맥도날드로 만든 조안 크록 여사(린다 카델리니)는 남편 사후 미 민주당 열성당원으로 동물애호가, 여성인권운동을 펼치며 삶을 마감했다. 

위처럼 영화 '파운드'의 주인공들은 영화 밖에서 자본주의를 옹호하고, 노조를 경멸하며 단순한 정치 성향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사후에 드러난 결과란 모두를 위한 번창과 번영으로 마무리 됐다. 그 출발이 부동산을 동반한 현대 프랜차이즈 사업과 패스트 푸드의 롤모델인 맥도널드 햄버거였다는 것. 즉, 천민자본주의의 전형이었다는 점이다. 

한편 오늘날 한국 프랜차이즈 기업의 다양한 횡포와 달리 조금은 순박하고 덜 유치한 모습을 한 맥도날드社 창업자 레이 크록. 그의 일면을 다룬 '파운더'(수입: 크리픽쳐스 / 배급: CGV아트하우스)는 오는 20일 와이드 릴리즈로 개봉한다.

마이클 키튼의 연기와 스타일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영화 '파운더'를 통해 관객들에게 어떠한 역설을을 안겨주는지 이해할 듯 싶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15분.

▲ '파운더' 캐릭터 포스터(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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