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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7.03.18 18:03

22일 개봉하는 매튜 맥커너히의 '골드', 어떤 영화인가

22년전 실화바탕의 스캔들 '골드' 개봉일부터 스크린 전쟁터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23일은 국내 영화사들의 생존이 시작되는 날이다. 이날 개봉하는 영화만 무려 14편(한국영화 3편). 이 중에는 일일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를 유력한 작품도 있고, 시작부터 상영관이 부족해 다양성 영화로 분류되는 작품들도 있다. 덧붙여 영화진흥위원회가 분류한 다양성 영화들도 상영시간과 스크린만 공정하게 확보되면 박스오피스 1위는 가능하다. 

아울러 이보다 앞선 3월 22일은 세 편의 영화들이 개봉한다. 그중 기사 제목으로 소개된 '골드'라는 작품은 1996년 북미 금융거래 사상 큰 규모의 사기극으로 막을 내린 'Bre-X' 스캔들(이하 브렉스 스캔들)이 주된 스토리이다. 캐나다 광산채굴기업 브렉스의 창업주 데이비드 웰시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매튜 맥커너히의 신작 '골드' 신화에서 사기극으로 막내린 브렉스 스캔들

영화 '골드'에 나온 '브렉스 스캔들'은 1995년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의 정글 부상(Busang)에서 사상 최대의 금광맥을 발견한 캐나다 브렉스社와 관련이 있다. 영화는 당시 금광 매장량의 가치를 170억 달러(약 19조원)로 묘사했다. 하지만 실제, 1997년 '브렉스 스캔들' 관련 국내외 기사들을 보면, 약 700억 달러(약 79조원)에 달하는 2억 온스(560만kg)의 금맥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1995년부터 1996년 상반기까지 브렉스社의 주식이 10센트에서 1년도 안돼 주당 200달러가 넘게 치솟았다. 이뿐 아니라 22년전 인도네시아의 군부독재자 수하르토 대통령의 셋째 아들 모하메드 봅 하산이 각종 압박을 통해 브렉스社 주식의 약 30%를 강제로 헌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1996년 호주의 광물자원 컨설턴트 '스트라텀 미네랄 서비스'가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금광과 관련해 이 모든 것이 "가짜 금"이라는 증거를 제시하고, 허위 날조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브렉스사와 개발업자들의 신뢰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뒤 인도네시아는 주가하락은 물론, 국가 신뢰도가 추락하고 외환 위기가 불어닥쳤다. 동시에 하지 모하마드 수하르토 대통령 일가의 부정부패가 속속들이 밝혀지면서 급기야 수하르토는 1998년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다.

한편, 영화 '골드'의 각본과 연출을 담당한 인물은 다름아닌 감독 스티븐 개건. 그는 미국 금융석유기업과 아랍 왕실의 끈끈한? 부정부패를 가감없이 드러낸 영화 '시리아나'(2006)를 만든 바 있다. 또한 골드를 기획한 인물들 중에는 폴 해기스 감독도 눈에 띈다.

그는 올초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다큐영화 '사이언톨로지와 신앙의 감옥'을 제작한 바 있다. 해당 작품에서 폴 해기스는 사이언톨로지교의 전직 임원 출신으로 직접 증언, 교주 미스카비지와 2인자 탐 크루즈의 엽기적인 파행을 폭로했다.

'브렉스 사기극' 여전한 미스터리, 영화 '골드'로 재현

영화 '골드'(수입: 조이앤시네마/ 배급: CGV아트하우스)는 극중 실존인물 데이비드 웰시를 케니 웰스로 바꿨고, 매튜 맥커너히가 배역을 맡아 열연을 펼쳐 보였다. 이어 인도네시아 최대의 금광을 발견하는데 일조한 필리핀 출신의 지리탐사학자 마이클 구즈만은 마이클 아코스타라는 이름으로 배우 에드가 라미레즈가 맡아 열연했다.  

이 작품은 미디어평론사이트 로튼토마토와 몇몇 외신 리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다수의 통일된 의견이 있었다. 바로 "스토리는 좋다"이다. 물론 "진부하다"는 평과 함께 "인물위주로 묘사돼 개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혹평이 제기됐다.

여기에 영화 '골드'와 관련해 매체와 관객 혹평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연이 하나 있다. 지난달 2일 한 매체에서 공개된 매튜 맥커너히의 발언이다. 그는 채널FL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자"라고 언급해 반이민 정책과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트럼프'를 향해 반대 기류가 분명한 영화와 언론계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물론 인터뷰는 1월에 진행됐고, 관련 영상은 2월 2일 공개 하루만에 삭제됐다. 

그럼에도 영화 '골드'를 놓고 찬사를 아끼지 않은 평론가들은 "스티브 개건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바를 제대로 목격했다"라고 전했다. 다름아닌 천문학적인 액수의 금광 발견과 미스터리한 몰락의 부연이다. 

실제로 지난 1996년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금이 전부 가짜라는 결론이 발표되자, 브렉스社는 주가 대폭락과 동시에 파산했고, 20세기말 골드러시를 꿈꿨던 캐나다와 미국 금융투자사들은 복구도 불가능한 수십조원대의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더 큰 미스터리는 금융사 손실 이후 순차적으로 일어난 사건들이다.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93년부터 브렉스社의 인도네시아 금광 개발을 주도한 인물 중 한명인 필리핀 지리학자 마이클 구즈만(극중 마이클 아코스타의 실명)은 1996년 아내와의 결혼 기념일을 위해 헬기로 복귀하던 중 정글 아래로 갑자기 뛰어내려 실종됐다. 이어, 1998년 데이비드 웰시(극중 캐니 웰스의 실명)가 자택이 있는 바하마에서 원인불명의 뇌출혈로 급사했다. 이뿐 아니라 같은 해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이 실각했다.

덧붙여 음모론을 좋아하는 캐나다와 북미의 일부 가십 매체들은 2004년과 2005년 보도에서 1996년 헬기에서 추락후 현지 경찰에서 자살로 결론을 내린 필리핀 지리학자 마이클 구즈만이 살아있다고 싱가폴 증권가 찌라시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데이비드 웰시가 발견한 인도네시아 부상 금광은 가짜로 판명돼 지역 자체가 폐쇄된 것이 아니라, "잠정 은폐됐다"는 의혹 제기 기사도 등장했다.

더 흥미로운 점은 2005년 폭로된 美유력신문사 뉴욕타임즈의 탐사보도다. 기사에 따르면, 다년간 인도네시아 그래스버그(파푸아 바랏州)의 구리와 금광 채굴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프리포트 맥모란社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인도네시아 정재계를 주무르며 각종 뇌물과 사기로 말썽을 일으킨다는 내용이 담겼다. 

즉, 1997년 사라진 캐나다 금광채굴업체 브렉스를 대신해 록펠러 일가가 소유한 세계 1위의 광물자원채굴기업 프리포트 맥모란(다국적)이 인도네시아에서 확실히 뿌리를 내린 셈이다.

위처럼 영화 '골드'는 파산 직전 금광 발견으로 인생 역전을 노렸던 캐니 웰스(매튜 맥커너히)의 우여곡절을 다뤘다. 또한 영화는 수많은 내용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포함하고 있다. 단순하지 않은 스토리인 만큼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기 쉽다.

영화 '골드'(15세 이상 관람가)는 최근 수입·배급사가 공개한 주인공 캐리 웰스(매튜 맥커너히 분)의 고백을 담은 무삭제 영상을 빌어 연출을 맡았던 스티브 개건 감독과 기획을 담당한 폴 해기스 감독(캐나다)의 제작 의도가 무엇인지 일부나마 확인할 수 있다. 개봉일은 22일. 러닝타임은 120분이다.

▲ 영화 '골드' 메인포스터(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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