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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6.16 08:36

댄싱 위드 더 스타2 "신수지의 탈락과 토니안의 우승, 이것이 서바이벌이다!"

예측이 불가능한 아마추어 경연의 묘미를 보다. 김가영 살아남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그러고 보면 효연의 삼바는 경쾌했다. 최여진의 삼바는 시원했다. 예지원의 삼바는 격정적이었다. 김가영의 파소도블레는 강인했다. 드라마까지 있었다. 그렇다면 신수지에게는 무엇이 있었을까? 아마도 모두를 놀라게 한 이번주 <댄싱 위드 더 스타2>의 이유였을 것이다.

과연 어쩌면 기술이라는 한 가지만 놓고 보았을 때 신수지는 출연자들 가운데 가장 뛰어났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첫회가 방송되고 공공연히 '괴물'이라는 별명을 붙여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서바이벌이었다. 무엇보다 대중이 평가하는 아마추어의 경연이었다. 그리고 신수지 역시 아직은 아마추어였다.

솔직히 아까웠다. 필자 역시 첫회 방송이 나가고 신수지를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손꼽고 있었다. 이것은 차라리 반칙이 아닌가. 그래서 자칫 프로그램이 너무 재미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지만 말했듯 기술로 평가하는 프로의 대회가 아니었다. 신수지가 못해서가 아니라는 말이다. 신수지는 잘했다.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에는 맞지 않았다. 기대하는 것이 처음부터 너무 달랐다.

그래서였다. 이번주 폭스트로트의 무대에서도 역시나 신수지답게 무척 안정적이었다. 다만 우아한 것과 경직된 것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아마 송승환 심사위원이 지적한 것도 바로 그런 부분이 아니었을까. 차라리 서툴더라도 보는 이에게 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무대 위의 신수지란 과연 어떤 사람인가? 물론 리듬체조에서는 그런 것은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 진지했다. 너무 심각했다. 신수지의 차례만 되면 어쩐지 프로그램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완고하다고나 할까? '리듬체조의 여왕 신수지의 댄스스포츠 도전기'정도만 되었어도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프로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완전한 아마추어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한 주의 피로를 풀며 즐기자는 프로그램의 취지에도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뛰어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크게 티는 나지 않았지만 항상 가장 단단한 안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었다.

하여튼 바로 이와 같은 재미일 것이다.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이던 신수지는 7명이 겨루는 경연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아 버리고, 그런가 하면 가장 먼저 탈락할 것으로 여겨지던 김가영은 매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어느새 6명이 겨루는 다음 경연에까지 진출하고 있었다. 기술적으로 여전히 신수지가 김가영보다 많이 나아 보이지만, 그러나 살아남은 것은 더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신수지가 아닌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김가영 자신이었다.

항상 예상대로만 된다면 그것이 무슨 재미일까? 예상을 벗어나기에 사건인 것이고, 사건이 일어나기에 드라마인 것이다. 승자가 패자가 되고 패자가 승자가 된다. 승자의 환호에 함께 환호하며, 패자의 눈물에 자기의 일처럼 함께 눈물을 흘린다. 패자가 승자가 되었으니 그 기쁨이란 몇 배가 될 것이며, 승자가 패자가 되었으니 그 좌절 또한 몇 배가 될 것이다. 환호도 눈물도 몇 배나 더 커진다. 신수지의 좌절에 안타까워하며 김가영의 성취에 함께 기뻐한다.

하기는 그래서 지난주 송종국의 1위가 화제가 되었을 것이다. 사실 누구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참가자였다. 초반에 탈락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송종국에게서 우승까지 기대한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고작 한 주 1위를 한 것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여진, 예지원, 효연 등 그동안 주목받아왔던 유력한 우승후보들을 모두 누르고 심사위원점수와 시청자투표에서 그 주 최고가 되고 있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기에 놀랐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기에 그것은 차라리 충격이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번주 토니안이 다시 기적을 만들어냈다.

지난주 최하위 바로 위에 위치해 있었다. 탈락한 이훈과 마지막까지 탈락을 경합하고 있었다. 비록 이훈이 최종적으로 탈락자로 결정되기는 했지만 순위대로라면 다음 순서는 다름아닌 토니안이 될 터였다. 최소한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탈락자 후보에 이름을 올릴 것이 예상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토니안이 1위를 차지할 줄이야. 물론 거저 얻어진 결과는 아니었다. 문희준의 조언을 받아들여 전보다 몇 시간을 더 연습하고, 부상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래서 토니안의 파트너도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한 것이리라.

프로의 경기와는 다른, 아마추어의 경연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동이며 재미일 것이다. 프로는 이미 완성된 이들이다. 이미 완성된 이들이기에 변화의 여지란 그다지 크지 않다. 강자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강자로 남아 있을 것이며, 약자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약자인 채일 것이다. 그것을 달리 클래스라고도 부른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그것을 자신의 실적을 바탕으로 순위를 매겨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아마추어의 세계에서는 그와 같은 객관적 평가란 사실상 무의미하다. 단 몇 시간의 연습만으로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마추어의 순위다.

김가영이 그런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순수한 아마추어이기에 백지상태에서 지금의 한참 발전된 모습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토니안 역시 모두가 아마추어인 채였기에 단지 며칠을 몇 시간 더 집중해 연습한 것으로 다른 누구보다 뛰어난 무대를 선보일 수 있었다. 물론 지난주 무대를 보며 이제까지와는 다른 한층 성숙한 동작들에 어느 정도 예감을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신수지도 7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할 수 있었다. 이제는 누가 우승할 지 모르겠다.

여전히 우승후보를 꼽자면 최여진, 예지원, 효연, 세 여성출연자를 최우선으로 꼽을 것이다. 송종국은 의외의 다크호스다. 여기에 토니안까지 더해졌다. 이번주 토니안의 모습에서 지난 시즌1에서의 문희준의 느낌을 받았다. 역시나 HOT의 멤버들이다. 문희준의 조언을 듣고 한층 나아진 토니안을 발견하게 된다.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다. 역시나 기적이 일어나 김가영이 우승할 수도 있다. 그래도 납득할 수 있다는 것은 김가영이 그동안 흘린 땀의 무게를 알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래서 좋다. 눈물이 좋다. 최선을 다했기에 눈물도 흘릴 수 있다. 최선을 다하고도 떨어졌기에 서러운 눈물을 흘리고, 최선을 다하고 마침내 보답을 받았기에 기뻐서 서러운 눈물을 흘린다. 최선을 다한 그 자체만으로도 감격한 눈물을 흘린다. 눈물의 드라마다. 예지원의 상처처럼.

어차피 아마추어의 경연 누가 잘하고 누가 더 못하고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가치있는 눈물과 땀을 흘렸는가. 얼마나 스스로 만족하며 자랑스럽게 여기는가. 열정만으로도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 아마추어의 무대다.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말한다. 

반드시 누군가를 죽이고 죽어서 서바이벌이 아닐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최선에 대해 후회란 없다.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눈물도 흘릴 수 있었다. 최선을 다했기에 기꺼이 결과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아쉽고 아깝기도 하다. 통쾌하기도 하다. 재미있다.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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