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이성미 기자
  • 사회
  • 입력 2011.04.29 14:48

신호등 '남녀차별' 교체안에 네티즌 "둔 쓸데 그렇게 없니?"

"아이, 노인, 개, 고양이까지 다 넣지 그래?" 비난 속출

▲ 신호등 '남녀차별' 교체안에 인터넷이 떠들썩하다. 사진은 방송화면 캡처.

최근 서울시는 보행 신호등 LED 화면에 남성의 모습만 있는 것은 '남녀차별'에 해당한다며 여성의 모습도 병렬하자고 경찰에 제안서를 낸 사실이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연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재의 신호등을 남녀차별로 바라보는 서울시의 관점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대부분이다.

서울시는 지난 2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찬서를 경찰청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에 제출했다. 서울시가 제안한 신호등 화면은 각각 바지와 치마를 입은 두 사람이 멈춰선 모습과 걷는 모습으로 돼 있다.

서울시의 제안대로 전국의 신호등을 교체하려면 최소 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네티즌들은 막대한 양의 혈세를 들일만한 타당성이 없다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신호등에 여자만 그려 넣으면 여성 인권국이 되느냐"며 서울시의 발상을 질타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저도 여성이지만 신호등을 보고 남녀차별을 떠올리는 여성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라며 "쓸데없는데 세금 좀 쓰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자의 상징이 치마라는 발상 자체가 남녀차별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했고, 그 돈으로 장애인 시설이나 돌봐주라는 현실적은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안했지만 서울시의 신호등만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심의위원회에서 보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만화가 주호민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서울시의 신호등 제안을 패러디한 '본격신호등 만화'를 게재했다. 주씨는 치마에 대한 고정관념, 연령 차별, 장애인 차별, 인간중신적인 사고 등을 언급하며 결국 남자, 여자, 노인, 장애인, 개까지 화면에 등장한 신호등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 비상구 마크를 보여주며, "이것도 세금으로 바꿔야 한다"고 서울시의 제안을 비판했다.

소설가 이외수씨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남녀평등 신호등을 만들고 나면 서울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 옆에 장군 부인 동상도 세워야 진정한 남녀평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