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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6.06 16:55

빅 "전혀 차별성없는 서윤재와 강경준, 공유와 이민정만이 있다."

전형적이고 평범하다. 고수의 존재감이 없다. 미묘하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역시나 예상대로다. 서윤재(공유 분)가 곧 강경준(신원호 분)이다. 전혀 위화감이 없다. 하기는 과연 강경준의 영혼이 들어가기 전의 서윤재가 어떤 인물이었던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어떤 성격이었고, 어떤 식으로 말하고 행동했는지, 그래서 강경준의 영혼이 들어와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렇다고 과연 강경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는가? 그래서 결국 공유가 연기하면 그것이 바로 서윤재가 되고 강경준이 되고 마는 것이다. 정확히 서윤재도 강경준도 없다. 오로지 그들을 연기하는 공유만이 있다. 그저 어린아이같은 남자 공유와 대책없이 순진한 여자 이민정만이 남는다. 설정은 말 그대로 설정으로만 그치고 만다.

굳어 서윤재와 강경준의 영혼이 뒤바뀌어야 했는가 의문을 가지게 되는 이유다. 전여 어색함 없이 길다란(이민정 분)과 어울리고 있다. 처음부터 두 사람이 연인이었던 것처럼 티격태격 무리없는 커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지 그 이면에 서윤재가 서윤재가 아니라는 전제가 깔릴 뿐이다. 서윤재가 서윤재가 아니기에 생기는 오해들이 중첩되어진다. 하기는 바로 그것이 드라마가 노리는 바일 것이다. 눈앞의 서윤재와 지금 자리에 없는 서윤재 사이의 괴리다. 단지 그 간격이 크지 않다.

아무튼 덕분에 역시 예상한대로 이민정과 공유의 짐만 무거워졌다. 그럼에도 납득시켜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이민정과 공유 두 사람의 연기력과 매력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이민정의 캐릭터가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것은, 그녀의 천연스러운 어수룩함이 영혼이 바뀌었다고 하는 믿기지 않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꿋꿋한 모습과 너무나 잘 어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보통의 인물이었다면 자신의 약혼자가 영혼이 바뀐 채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충격에 시달렸을 것이다. 그것을 받아들이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름아닌 길다란이기에 쉽게 받아들이고 쉽게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만큼 중간의 구구절절한 내용들을 생략한 채 빠르게 산뜻하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갈 수 있다. 어차피 과장된 만화같은 설정이기에 그에 어울리는 과장된 만화같은 캐릭터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울린다.

다만 그럼에도 공유의 캐릭터가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공유만의 매력이 보이지 않는다. 서윤재이든 강경준이든 아직 공유만의 고유한 어떤 존재감과 매력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캐릭터가 없다. 그저 철없는 어른? 아직은 이민정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공유의 연기는 아직까지는 단지 개인기에 머물고 있다.

결국은 로맨틱 코미디일 것이다. 영혼이 뒤바뀌고 바로 두사람은 서로 남자와 여자로서 얽히기 시작한다. 주위도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같은 병원의 이세영(장희진 분)이 있고, 장경준을 쫓아온 장마리(수지 분)가 있다. 그나마 서윤재와 강경준의 영혼이 뒤바뀐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설정들이다. 어떻게 그런 가운데 공유는 자신의 역할과 지분을 확보할 것인가. 이민정 혼자의 힘만으로는 그저 흔한 코미디로 끝나버리기 쉽다.

많이 약하다. 그래서 아직 확실하게 보이는 것이 없다. 전형적이고 평범하다. 다른 말로 안정적이기도 하다. 밋밋하다. 그래서 이민정의 연기가 더욱 튀어 보인다. 조금은 더 지켜봐야겠다. 물론 상업드라마로서 그것은 꽤나 치명적인 말이다. 채널은 무척 가볍다. 아깝다. 무언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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