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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6.05 11:41

빅 "영혼바꾸기, 로맨틱코미디의 전형이 판타지와 만나다."

어색한 연기가 아닌 캐릭터, 이민정의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무언가 애매하다. 이제껏 영혼이 서로 바뀌는 내용의 이야기는 많이 있어왔다. 그러나 그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핵심으로 삼는 것은 다름아닌 서로 바뀌는 영혼의 차이였다. 서로 바뀐 영혼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고 그것이 어떤 헤프닝을 만드는가? 그런데 남자고 나이차이도 얼마 없다.

결국 장르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을 것이다. 로맨틱 코미디다. 물론 영혼이 바뀐 데 따른 충격이나 혼란, 갈등 등도 충분히 다루어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등학생과 성인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 의사라고 하는 고도의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은 사소하게 넘어가기 쉽다. 이것은 대체가 안된다. 고등학생이 의사의 흉내를 내는 자체가 말이 안된다. 일상으로 넘어가게 되면 과연 성인남성과 고등학교 남학생과의 차이란 얼마나 차별성이 있겠는가?

그보다는 여주인공 길다란(이민정 분)과의 관계가 주를 이루게 될 것이다. 길다란은 서윤재(공유 분)를 사랑한다. 그러나 서윤재에게는 아직 길다란에게 밝히지 못한 감추어진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길다란의 학생인 강경준(신원호 분)은 길다란에게서 어떤 모성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 그것을 이성에 대한 감정으로 발전시키기에는 길다란에게 강경준은 아직 어린 학생에 불과하다. 어리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에게 어른이라는 기회가 주어진다. 길다란에게 있어서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 몸으로 두 개의 영혼을 가진 채 다가온다. 혼란이 가중된다.

어쩌면 영혼이 뒤바뀐다는 것은 서로 다른 출발점에 선 두 사랑의 라이벌을 같은 선상에 놓이도록 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할 것이다. 특히 강경준의 경우 너무 나이가 어리다. 길다란에게 남자로 보이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기만 하다. 대신 서윤재는 어렵다. 강경준은 그래도 만만하다. 어려운 서윤재에게 강경준이라는 만만한 대상의 영혼이 씌워진다. 이를테면 몸과 영혼이 서로 경쟁하는 듯한 모양새다. 과연 몸과 영혼 가운데 길다란의 선택은 무엇일까?

공유의 연기에 많은 부분이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0대의 소년과 30대의 성인남성을 모두 위화감없이 소화해낼 수 있어야 한다. 충분히 파격과 어색함을 느끼게 하면서 그것을 자연스러움으로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조금만 삐끗하면 바로 허황되고 말도 안되는 공상으로 끝나고 만다. 드라마로서 개연성을 가지고 대중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공유가 서윤재와 강경준 모두를 완벽하게 연기해내지 않으면 안된다. 짐이 무겁다.

이민정 역시 파트너로써 그같은 공유의 연기를 이끌어낼 책임이 있다. 아마 그녀의 어눌하기만 한 모습은 그를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연기가 어색한 게 아니라 사람이 어색한 것이다. 뭐든지 어색한 캐릭터인 것이다. 아직 어린 강경준에게도 보호해주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한다. 충분히 성인여성으로서 모성을 느끼게 하면서도, 남성으로서 보호해주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만드는 한 사람의 여성으로 다가선다. 이민정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아직까지는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로맨틱코미디에 어울리는 밝고 활달한 모습도 있다.

일단 첫출발은 좋다. 이민정의 힘이다. 아직은 이민정이 드라마를 끌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심은 공유에게 있다. 그리고 핵심인 영혼이 서로 뒤바뀐다고 하는 파격을 어떻게 로맨스라고 하는 일상과 이어가는가 하는 과제일 것이다. 판타지인 만큼 더욱 개연성에 유념해 만들지 않으면 문제가 제기되기 쉽다. 연기력을 두고 벌서 말이 나오는 것과 같다.

길다란의 캐릭터에 비해 서윤재와 강경준의 캐릭터가 상당히 전형적이라는 점도 어쩌면 로맨틱코미디의 공식에 충실하다. 남자주인공이 살아야 로맨틱코미디는 성공한다. 다만 상식에 기대면서도 얼마나 차별성 있는 매력을 보여주는가. 기대하며 본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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