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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6.01 09:11

유령 "산 자는 죽고 죽은 자는 산다, 살아있는 이는 유령이 된다."

페이스오프, 김우현과 박기영의 운명이 얼굴과 함께 바뀌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반전에 반전, 음모와 비극, 그리고 은밀한 비밀과 집요한 추적자... 공식일 것이다. 무엇이 사람을 미치도록 흥분되게 만드는가? 놀라고 당황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어느새 가슴을 졸이며 절박함을 공유하게 된다. 두려움과 긴장과 설레임, 바로 그것이 스릴러의 재미다.

설마 죽은 신효정(이솜 분)이 감춰두고 있던 파일에서 김우현(소지섭 분)의 얼굴이 나올 줄이야. 약속을 하고 만나는 자리에서 김우현은 박기영(최다니엘 분)에게 총을 꺼내 겨누고 있었다. 경찰청 건물에서 권혁주(곽도원 분)와 박기영은 서로 쫓고 쫓기고, 유강미(이연희 분) 우연히 증거보관실에서 박기영과 마주치며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공황에 빠진 유강미와 여전히 박기영을 쫓는 권혁주, 그리고 폐업한 캐미칼 공장에서 감춰진 음모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김우현과 박기영, 이어진 폭발이 마치 운명처럼 얽히고 꼬인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낸다. 한 사람이 죽고 한 사람이 살았는데 죽은 사람이 살고 산 사람이 죽어 죽은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의 뜻을 이어간다. 전혀 새로운 원점에서 흑막과의 싸움을 비로소 시작된다. 아마 이제부터 비로소 사이버수사대와 관련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려는 모양이다.

하기는 그것은 어쩌면 아바타와도 같다. 말 그대로 분신이다. 박기영이 김우현의 가면을 쓴다. 김우현의 얼굴과 김우현의 이름으로 김우현의 행세를 한다. 몇 장의 파일을 바꿔치는 것만으로 박기영은 김우현이 된다. 그래서 박기영이 김우현이 되는 과정도 상당히 극적이다. 덕분에 여러차례 어렵고 힘든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그렇더라도 거의 화상자국조차 없이 박기영은 김우현이 되어 버리고 만다. 전혀 다른 사람인 박기영을 김우현으로 바꾸어 멀쩡한 모습으로 되살려내는 모습이 마치 마법과도 같다. 사이버세상에서는 가능하다. 상징적이었을까?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한다. 우리는 과연 무엇으로써 존재를 입증하는가? 그 허무함을 보게 된다.

그리고 달리 그것은 또한 현실에 대한 통렬한 조롱이기도 할 것이다. 김우현의 신분증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김우현이 되어 김우현의 얼굴과 목소리마저 억지로 가지게 되었다. 물론 박기영 자신도 그것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어딘가 얼굴을 숨기고 있을 암중의 범인 또한 그렇게 또다른 자신을 꾸미고 있을 것이다. 경찰이면서 범죄를 저지른다. 그 가운데서도 유독 범죄와는 어울리지 않는 누군가가 그 진범이 되어 있을 것이다. 모두는 다른 얼굴을 가지고 살아간다. 다른 이름과 다른 얼굴, 원래의 자기 얼굴이고 이름이더라도 그것은 다르지 않다. 결국은 같다.

이미 김우현 자신이 경찰이면서도 범죄에 동참한 모순의 자기를 박기영 앞에 드러낸 바 있었다. 과연 범죄자가 경찰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그렇게 대단한 일일까? 하필 그 대상이 경찰인 것이다. 사이버수사대를 쫓는 것은 원초적인 강력계 형사 권혁주다. 그들은 또다른 어떤 숨겨진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더구나 이제 본격적인 사이버수사대 이야기가 시작된다. 단지 박기영은 현실의 수술을 받았을 뿐이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스스로 수술을 받아 거듭난다. 사이버세상이란, 아니 인간의 네트워크란 그런 유령들이 머무는 곳이다. 암중의 범인만이 아닌 박기영 자신도 이미 죽어 있는 유령이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한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 팀장인 김우현마저 암중의 범인과 관계되어 있었다. 과거 그의 유혹에 넘어간 적이 있으며 그 일로 아직까지 후회하고 있다. 김우현을 믿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경찰을 믿을 수 없다. 또한 어떻게 해서든 그럼에도 범인은 잡아야 한다. 그것은 경찰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당연한 기대다. 경찰이어서가 아니라 진실을 쫓고 죄를 응징하는 것이 인간의 양심과 이성이 쫓는 궁극적 지향인 때문인 것이다.

김우현과 박기영에 대한 유강미 자신의 인간적인 호감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사랑이냐고 한다면 과연 아직까지는 그렇게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기대를 하게 된다. 유강미는 박기영에게도 호감이 있었고 김우현에게도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김우현이면서 또한 동시에 박기영이기도 하다. 그것은 또 어떻게 작용하게 될까? 비밀이 갖는 은밀함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절함으로 이어진다. 그들 앞에 놓인 과제 또한 크고도 어렵다. 헤쳐가야 할 길이 아직 너무 멀다.

과연 누구일까? 공식이 있다. 구체적인 대상이 적시된다면 그가 곧 적이다. 아니라면 결국 적은 가까이에 아는 사람 가운데 있다. 마지막 반전이다. 과연 누구인가? 누가 이 모든 일을 주도하고 지시한 범인일까? 의외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꽤 놀라게 될 것아다. 벌써 몇 명 의심이 가는 사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까지의 내용으로 보아 그조차 반전이기 쉬울 터다. 비틀고 뒤틀고 꼬아 그 위에 켜켜이 쌓아 놓는다. 한 장 한 장 벗기고 풀어가는 재미가 솔찮다.

하여튼 재미있다. 말 그대로다. 꽉꽉 들어차 있다. 조금의 군더더기가 없다. 남는 부분이 없다. 당연히 속도도 빠르다. 어느새 지켜보는 사이 이번주 분량이 모두 끝나 있었다. 드라마란 무엇인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재미란 또한 무엇인가. 시간이 남아 TV를 보는 것이 아니다. 알차다.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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