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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칼럼] 시각을 넘는 이미지, 성적인 냄새
2017년 01월 20일 (금) 15: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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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칼럼니스트 sarah_voice@naver.com

   
 

[스타데일리뉴스=공소리 칼럼니스트] 우리는 오감의 존재로 눈, 귀, 코, 입, 피부로 외부의 이미지를 측정한다. 제일 먼저 보는 것으로, 그다음 듣는 것, 냄새 맡는 것 맛을 느끼는 것 몸으로 느끼는 순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보고 듣는 정도로 대상에 대한 정보를 측정하는 건 비교적 가볍다. 더 자세히, 혹은 친근하게 대상을 받아들일 때는 더 많은 감각 정보가 필요하다. 그 중, 냄새는 굉장히 특이한 정보의 입구다. 뇌에서 후각을 처리하는 부분과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가 가까운 까닭에 ‘냄새’로 대상을 기억하기 유리하다.

냄새는 가장 성적인 감각이다.

매우 잘생긴 사람을 보고 매력을 느껴도,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았을 때 불쾌하다면 볼 때만큼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다. 목소리나 다른 감각으로도 시각과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것처럼 말이다.

잘생김이 첫인상의 매력이라면, 좋은 냄새는 오래가는 매력이다. 과학적으로 냄새가 기억과 더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은 냄새의 대상이 계속 생각나거나, 쉽게 연상하는 데 유리하다.

보이는 외모는 사회적인 이미지에 중요하다. 하지만 좋은 냄새의 이미지는 훨씬 개인적이다. 종종 호감 가는 이성과 보면서 대화했을 때보다, 그 이성의 체취를 맡은 시간이 더 아른아른 떠오르는 경험을 한다. 보이는 것보다 좋은 냄새가 더 치명적인 감각 기억을 남겨주기에 충분하다.

초등학생 때 남학생들은 자주 ‘내 주변에 오면 좋은 냄새가 난다’고 했었다. 항상 베이비 보디로션을 발랐는데, 로션이 좋은 냄새에 크게 공헌한 셈이다. 그때부터 이성은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때뿐만 아니라 종종 좋은 냄새가 난다고 듣고 살았다. 나는 항상 좋은 냄새가 나도록,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지냈다.

좋은 냄새가 나는 건 매력적이기 위해 노력 셈이다.

한국인은 취한증(암내) 유전자를 가진 경우가 드물다. 또, 현대사회 살면서 필요 이상으로 샤워하는 경우도 많다. 나도 보통의 한국인처럼 특이한 땀 냄새가 안 나고, 하루 한두 번 샤워하는 게 습관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 화장품을 사용한다.

보통 여자는 좋은 냄새가 난다. 애 엄마에겐 아기 냄새가 나고, 그렇지 않아도 일상에서 온갖 화장품(바디용품) 등을 사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요즘에는 좋은 냄새가 나는 남자가 많다. 많은 남자가 바디용품부터 화장품, 향수에 관심을 두고 사용하기 때문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누만 사용하는 사람보다 좋은 냄새가 난다.

십대부터 향수, 보디로션, 미스트 등 좋은 냄새를 꾸준히 찾아 사용했던 필자의 최근은 많이 달라졌다. 소위 생얼로 지내며, 향수나 향기 위주의 화장품을 쓰지 않는다. 옷차림도 꾸밈없이 간편해졌다. 보디용품부터 색조 화장, 복장까지 자연스러움(웰빙)인 트렌드에 맞추어 지나치게 변한 셈이다. 큰 화학 덩어리로 살다가 작은 화학 덩어리로 변했더니 냄새가 달라졌다.

좋은 냄새는 사랑이다.

우리 몸은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을 분비한다. 소위 홀아비 냄새의 주범은 테스토스테론이다. 아주 어린 아이를 제외하고 모두 테스토스테론으로 비롯된 냄새가 난다. 우리 몸은 호르몬뿐만 아니라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 청결에 신경 쓰지 않으면 역겨운 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 결국, 대부분 사람에게 좋은 냄새가 나는 이유는 화학성분투성이인 세상에 살기 때문이다.

때때로 테스토스테론이 페로몬 같은 효과가 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는 좋은 냄새가 아니다. 비단, 이차성징 이후 남자의 방에는 홀아비 냄새가 난다(여자도 가능하다). 보통 미용 화학용품으로 냄새를 가리는데, 원초적인 방법도 있다.

바로 이성과 주기적으로 같이 잠을 자거나 성관계하는 것이다. 또 노인 부부의 경우 독거노인보다 노인 특유의 냄새가 거의 안 난다. 같은 이불을 덮고 자면,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특정한 냄새가 감소하고 좋은 냄새가 난다.

재미있는 건, 우리는 불쾌한 호르몬 냄새를 가리기 위해 이성을 만나지 않는다. 오히려 좋은 냄새를 만들고서 이성을 만난다. 향기로운 사람은 성적으로 매력적이고, 성생활을 하는 사람은 좋은 냄새가 난다니……. ‘좋은 냄새’는 정말 성적이다.

좋은 냄새 나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사는 건 굉장한 노력이다. 외적으로 투자하거나, 계속되는 성생활을 해야 하니까 말이다. 외적인 투자는 현대인으로서 당연한 노력이기도 하다. 성생활은 정신과 신체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왜 좋은(or 나쁜) 냄새가 나는 사람인가. 냄새의 향수(鄕愁)를 느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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