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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7.01.14 12:31

[S리뷰] '매기스 플랜', 한껏 웃고 즐겨 보는 뉴욕發 로맨스

우디 앨런과 홍상수 영화들의 장점 만을 모아놓은 레베카 밀러 감독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25일 개봉하는 '매기스 플랜'(15세 이상 관람가)은 감독 레베카 밀러의 장점이 고스란히 녹아내려 있다. 전작 '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는 드라마와 로맨스를 섞어 어중간한 스탠스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매기스 플랜'에서는 로맨틱 코미디로 확실히 전향했다.

'매기스 플랜'은 ​사랑은 싫지만 인공수정으로 싱글맘이 되고픈 대학교 컨설턴트 매기 하덴(그레타 거윅), 소설가 전업을 원하는 정신연령 15살의 유부남 존 하딩 교수(에단 호크), 남녀관계를 분석해 유명해졌지만 정작 사랑이 뭔지 모르는 조젯 하딩 교수(줄리안 무어)등 세 남녀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이다.

아이를 얻었으니 댁의 남편은 반품할게요

'매기스 플랜'(감독 레베카 밀러)의 주인공 매기의 소원은 남자 보다 아이였고, 남자를 만난 뒤에도 아이였다. 존 하딩과 사랑해 결혼했지만 주의산만한 그를 감당키 힘들어 결국 존의 전부인 조젯과 만나 남편 반품 제안을 하고 그녀와 플랜을 짠다.

이 작품은 끝날 때까지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들과 산전수전 다 겪은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가 매력 포인트다. 러닝타임 98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한껏 웃고 즐길만한 에피소드와 대사로 꽉 들어 차있다. 

뉴요커들의 로맨스를 다룬 '매기스 플랜'은 상영관만 충분하다면 '2049세대'(20세부터 49세까지)의 관심을 끌만한 매력적인 요소를 갖췄다. 우디 앨런 영화의 아기자기한 대사와 홍상수 감독 작품처럼 우연을 가장한 쫀쫀한 지식인들의 만남을 한꺼번에 볼수 있다. 여기에 출연 배우들의 열연은 보너스. 다른 작품에서는 드라마틱하고 멋진 역만 맡았던 배우들이 어떻게 이런 코미디 영화를 소화해냈지? 하는 의문이 들정도다. 

출연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매기스 플랜'

먼저, 영화 '워크래프트'에서 잘생긴 근육남 안두인 로서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오른 트래비스 핌멜이 유기농 피클 제조업자 '가이'로 분한다. 이어, 북미 SNL 크루로 알려진 빌 하더가 매기의 절친 토니로 출연해 존과 매기의 사랑 싸움에 끼어든다. 재미교포 배우 김수진도 매기의 컨설팅 파트너 고미코 역으로 출연, 극중 시니컬한 미술작가로 극적 재미를 더 했다.

특히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에단 호크다. '죽은 시인의 사회', '비포 선 라이즈', '위대한 유산', '비포 선셋'으로 알려진 이 배우는 희극 전문배우가 아니다. 더구나 하이틴 시절부터 팬들과 파파라치가 쫓아다니던 헐리우드 스타였다.

하지만 최근 에단 호크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의 변화무쌍한 연기력에 버라이어티와 뉴욕 타임즈 같은 외신 매체마저 감탄하고 있다. 가령, 전작 '보이후드'(2014)와 '매그니피센트'(2016)에서 코믹한 캐릭터로 분해 약간의 변화를 시도했고, '매기스 플랜'에서는 아예 코미디 배우가 되려고 작정한 것처럼 화끈하게 망가지고 엎어졌다. 더 표현하자면 뻔뻔하고 능청스러운 연기가 돋보인다.

'매기스 플랜'은 에단 호크의 변신과 열연만이 눈에 띄는건 아니다. 주인공 매기로 분한 그레타 거윅의 큐트한 연기와 캐릭터 몰입도는 원래 저렇게 순박하고 엉뚱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든다. 물론 그녀는 전작 코믹 로맨스 '프란시스 하'(2012)에서도 유사한 역할로 이름을 알렸다.

여기에 줄리안 무어는 어떤가? 매 작품마다 주요 영화제와 시상식 후보로 거론되는 그녀는 극중 덴마크 출신 조젯 하딩으로 분해 콜롬비아 대학교 학과장으로 세상 만사를 분석하고 강연에 저서를 출판한다. 하지만 정작 영화가 전개되면서 아는건 하나 없고, 주변만 의식하는 먹물 지성의 얼개를 보여준다.  

'매기스 플랜'(수입/배급: 오드)은 오는 25일 국내 개봉하며 15세이상 관람가다. 러닝타임은 98분.

▲ '매기스 플랜' 메인포스터(오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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