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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 "멘토끼리의 견제, 대중의 요구"
갈등해서가 아니라 갈등하기를 바라는 때문이다.
2011년 04월 24일 (일) 07: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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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azzasi@stardailynews.co.kr

   
 
역시 이번에도 <위대한 탄생>을 보고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방시혁 - 혹은 방시혁과 이은미의 김태원에 대한 견제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태원의 멘티가 여전히 무려 3명이 모두 생존해 있기에 방시혁과 이은미가 하나가 되어 김태원의 멘티들을 견제하려 한다. 그래서 김태원의 멘티들이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사실 생각해 보면 납득할만한 점수였다. 손진영은 고루 낮은 점수를 받았고, 백청강은 누가 보더라도 지드래곤을 연상시키는 커버무대였다. 여러 여건상의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오디션에서 그다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터였다. 물론 무대 자체로만 본다면 김윤아나 신승훈이 높은 점수를 주었듯 평가받을 만했다. 과연 부당한 점수였을까?

그럼에도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 아니 아예 확신까지 가지고 심지어 이은미와 방시혁 두 사람을 비난하고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가함으로써 결과를 뒤집고 만 것은 - 어쩌면 공교롭게도 이은미의 멘티인 김혜리와 방시혁의 멘티인 노지훈이 Top6를 가리는 자리에서 떨어지고 만 것도 그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력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두 사람에 대한 비토가 결국 멘티들에게까지 영향을 준 것은 아니었을까. - 한 마디로 사람들이 그러기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디션이란 결국 경쟁이다. 누군가는 떨어지고 누군가는 살아남는다. 누군가 떨어진 대신 살아남은 사람은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을 때 그는 모든 것을 가지게 된다. 막대한 상금과 상품,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적인 인기와 그토록 소망하던 기회를 비로소 손에 넣게 된다.

그것을 위해 모두는 도전하는 것이다. 자기의 모든 것을 내보이며 도전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 패자가 되어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 승자가 되어 마지막까지 살아남기 위해서. 도전자들은 동반자인 동시에 경쟁자인 것이다. 그것을 시청자들도 바란다. 그것을 보고자 사람들은 굳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챙겨보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바로 <위대한 탄생>만의 멘토시스템이었다. 정작 경쟁의 주체가 되어야 할 참가자들 위에 멘토라는 그늘이 덧씌워졌다. 이제 겨우 시작도 안 한 아마추어로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이름들이었다. 록의 전설이라는 김태원에서부터,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에, 맨발의 디바 이은미, 지금도 많은 히트곡을 생산해내고 있는 현역프로듀서 방시혁, 여성보컬리스트들에게 있어 하나의 롤모델로 군림하고 있는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 설사 도전자들이 대단한 성공을 거두어 최고의 스타의 자리에 오른다 할지라도 쉽게 넘어설 수 없는 이름들이다.

방송 초기부터 지적되어 오던 문제들이었다. 오디션의 주인공은 참가자들인데 멘토들이 너무 부각되었다. 멘토들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된 것 같다. 더구나 멘토스쿨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멘토 누구의 제자라는 이름이 덧씌워지면서 그같은 성향은 더욱 강해졌다. Top8의 노지훈이 아니라 방시혁의 멘티 노지훈이다. 도전자 손진영이 아니라 김태원의 멘티 손진영이다. 그러면서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정작 참가자들이 경쟁하지 않으니 멘토들이 경쟁할 밖에.

멘토스쿨에서도 함께였고, 생방송을 하는 동안에도 멘토와의 밀접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고, 심지어 탈락자를 발표할 때도 멘토별로 멘티들을 모아 발표하고 있었다. 그런 만큼 더욱 멘토를 중심으로 멘티들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시청자의 판단에 있어서도 그것은 더욱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경쟁도 마찬가지.

어차피 사람들은 공평무사라는 말을 그다지 믿지 않는다. 사심 없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회가 그렇다. 인정에 이끌리고 관계에 이끌리고 그래서 저울추는 항상 어디론가 편향되어 있다. 그렇지 않아도 멘티들이 무대에 나와 노래를 부르는데 과연 멘토들이 그와 무관할 수 있겠는가? 사실이든 아니든 사람들의 관념 속에 그것은 마치 사실처럼 인식된다. 그러면서 구체화된다. 손진영이 아닌 손진영의 멘토 김태원과 노지훈이 아닌 노지훈의 멘토 방시혁이라는. 혹은 황지환의 멘토 신승훈이라던가, 김혜리의 멘토 이은미와 같은.

경쟁을 해야 하는데, 참가자는 보이지 않고 멘토들만 보인다. 더구나 멘토들이 심사위원으로써 점수까지 매긴다. 여기에 사심없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라는 자체에 대한 불신이 상상력을 자극하게 된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어쩌면 그럴 것이다. 그것은 실제 그래서라기보다는 그러기를 바라는 욕구일 것이다. 그리고 확신이 만든 믿음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과연 실제로도 방시혁은 김태원을 견제했는가? 이은미는 김태원의 멘티들을 의식해 점수를 그렇게 짜게 주었는가? 김태원이 노지훈과 데이비드 오를 낮게 평가한 것은 방시혁을 의식한 때문이었는가? 모른다. 실제 그랬는지. 아니면 상상의 결과인지. 다만 사람들이 믿고 확신을 가지고 비판하는 부분은 누구도 확인을 거치지 않은 정황에 따른 믿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것을 사실처럼 여긴다. 사실처럼 여기고 받아들인다.

아마 <위대한 탄생> 시즌 2를 만들려 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사람들은 경쟁을 요구한다. 이미 검증된 프로가수들에게조차 경쟁을 요구하며 경쟁을 해야만 노래를 듣겠다 말할 정도다. 오디션은 결국 경쟁이다. 그런데 멘토 시스템은 어쩔 수 없이 멘티들로서는 넘어설 수 없는 짙은 그림자를 멘티들에 드리울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그런 부분을 해결할 것인가? 경쟁에 대한 요구와 경쟁이 부재한 멘토시스템에 대해서.

결국 대중의 요구를 따르면 된다. 참가자들이 경쟁하지 않으면 멘토들을 경쟁시키면 된다. 어떻게? 당장 생각나는 것으로는 멘티들이 거둔 결과에 따라 멘토들에게 보상과 벌칙이 주어지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멘토들이 시작하기 전 한 가지씩을 걸고 탈락자가 나오면 그 벌칙을 받는다. 혹은 그에 따른 혜택을 누린다. 대신 심사위원으로써는 멘토들은 단지 의견을 말하는 정도로 끝내고 점수를 매기는 심사위원을 따로 두는 것은 어떨까? 점수를 따로 주기보다는 무대에 대해 좋았다 싫었다 정도로 간단히 매기게 하여 그 수를 헤아리거나.

어쩔 수 없이 <위대한 탄생>이란 참가자들만의 오디션은 아니기 때문에. 멘토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멘토의 그림자를 지울 수는 없다. 멘티가 존재하는 한 그 위에 멘토의 짙은 그늘이 드리우고 만다. 오디션은 결국 경쟁이고. 그런 모순들이 대중으로 하여금 확실치도 않는 일들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이와 같은 이야기를 생산하도록 만든 것이 아닐까? 이런 <위대한 탄생>을 바란다.

어떻게 보면 어이없는 것이다. 김태원은 방시혁 입장에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음악계의 대선배다. 더구나 어린 시절 부활의 음악을 들으며 영향을 받았다고 할 정도니 - 아니 그 이전에 같은 대중음악계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함부로 대립각을 세우기란 문제가 있다. 이은미 역시 영영 김태원을 안 보고 살 것도 아니고. 김태원의 인맥도 그다지 좁지 않다. 김태원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멘티의 성적이 중요하다지만 그같은 갈등을 스스로 자초하려 할까?

그러나 바라니까. 재미있으니까. 그쪽이 더 재미있다. 맨숭맨숭하게 누가 남아 위로 올가샀다. 누가 탈락해 떨어졌다. 그보다는 그를 위해 멘토들의 신경전이 장난이 아니더라. 누가 누구를 디스하고, 누가 누구를 공격하고. <위대한 탄생>이란 결국 예능이므로. 오디션이라는 자체가 예능으로 분류되므로. 그 이유인 것이다. 그쪽이 더 재미있고 그것을 바란다.

김태원의 독주도 문제기는 하다. 김태원 멘토스쿨이 너무 컸다. 그 전에도 김태원식 심사평에 대한 대중적 호응이 너무 높았다. 김태원의 독주가 아니었다면... 그래더 역시 스토리는 만들어졌겠지? 생방송 첫날에도 서로 견제하네 눈치를 보네 만들이 많았다. 어떻게 긍정적으로 살려갈 것인가? <위대한 탄생>의 성패가 여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아무튼 재미있기는 하다.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아니 이렇게라도 보며 재미를 찾는 것이 대중이라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재미다. <위대한 탄생>을 보는 것은 그런 재미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렇게 어쩌면 확실치도 않은 일로 이슈를 만들고 크게 퍼뜨린다. 아직까지도 회자되게 만든다. 흥미로운 부분일 것이다. 주목해 볼 만하다 할 것이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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