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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공소리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6.12.02 19:26

[공소리 칼럼] 피라미드 같은 인간관계, 유토피아보다 가깝다

모든 관계는 여러 가지 레벨이 존재한다

[스타데일리뉴스=공소리 칼럼니스트] 사람은 사회적인 존재로 가족, 친구, 사회적 집단, 국가 등에 속해 살아간다. 기본적인 관계를 통해 욕구를 해소하고 안정감을 느낀다. 또 처지가 비슷한 상대와 정서와 취향 등을 공유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성장한다. 그러므로 최소한 누군가와 관계에 놓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모든 관계를 아우르는 사회적 관계는 다른 단계를 이룬다. △유대감과 친밀함을 나누는 정적(靜的)인 가족, 친구 등의 관계 △목적과 의도 분명한 회사나 사회적 계급 등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또 △신개념 인간관계로 온라인 등 통신으로 생성하는 관계도 많다.

사람은 겉모습을 쓴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위해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착한 가면 같은 것이다. 위엄의 존재를 흉내 내거나, 습관화하면서 겉모습을 쓰고 사람을 대한다.

깊은 관계로 가려면 가면을 벗고, 옷을 하나씩 벗어가는 과정이 담겨야 한다. 상대에게 꾸밈없는 진정성을 보여주면서 깊은 관계가 형성된다. 실제로 인간관계는 위 세 단계보다 더 복잡하다.

▲ 인간관계는 피라미드 모양 같다. (출처: 픽사베이)

인간관계는 피라미드모형 속에 레벨이 존재한다는 가정

욕구만이 피라미드(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도 피라미드 모형을 이룬다고 가정한다.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친밀함, 신뢰, 지속가능성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관계마다 차등을 매긴다. 대개 가족·친구·연인은 상위 관계에 놓이는데 혈연·애정·취향 등 특수하고 복잡한 관계다.

대개 절친한 친구, 약간 친한 친구, 모임에서만 어울리는 친구, 인사만 하는 친구 등 지인도 단계가 있다. 필자는 원활한 교통이 가능한 인간관계일수록 피라미드 상위로 올라간다고 보는데, 반대로 넓은 하위권은 흔히 친밀감과 거리가 멀지만, 사회적 예의가 분명한 관계다.

사람마다 피라미드 단계가 적고, 많은 차이가 있다.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친밀함이 기틀인 관계도 예외는 없다. 피라미드 상위권과 넓은 하위권(1단계)은 반드시 존재하는데, 문제는 중간 단계가 얼마나 존재하는가이다.

비단, 상처나 비밀 등 내적으로 갈등이 많은 사람은 인간관계 유보하면서 결국, 인간관계를 확산시키지 못하고 피라미드 계단은 짧아진다. 내적으로 사람을 밀어내는 방어기제는 상대방도 느낄 수 있다. 즉, 접근하기 힘든 사람에게는 접근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극단적 단계로 이를 수 있다.

혈연·연인·소울메이트 같은 특수한 상위권 관계에서 나아가 그 아래 단계에서도 친밀한 관계가 존재해야 하고, 차등의 단계를 더 만들면서 큰 피라미드모형을 형성해야 극단적인 인간관계 형성을 조절할 수 있다.

사람은 모두 개성이 있다. 하나의 관계에서 모든 것에서 얻거나 줄 수 없다. 누군가는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이고, 누군가는 좋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누군가는 비밀을 나눌 수 있고, 누군가는 술자리에서 즐거움을 준다. 우리는 ‘개성’의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관계 레벨을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고 필연적이다.

인간관계의 궁극은 인격을 내보이는 것이다

내적으로 건강할 때 피라미드 상위층을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반대로 단순히 혈연 등 단단하지 않아도 끊어지지 않을 것 같은 관계에 노력 없이 의존하면 꼭대기 층은 불안정하다. 상위층 관계가 헐어버리면 온전한 피라미드를 이룰 수 없다(= ‘▲’모형 붕괴).

피라미드 세모모형의 위기나 붕괴는 모든 사회적 관계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인간관계에 적색 신호가 오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마저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예컨대, 피라미드 꼭대기에 소울메이트만 존재하고 그 밑은 1단계 하위층만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 소울메이트와 이별하면 피라미드는 끝장난다. 하지만, 밑 단계가 여러 층이 존재하면 다시 세모모형을 세울 수 있다. 연인과 이별해도 가족과 절친이 있고, 가족이 죽어도 친구가 있다. 친구와 절교해도 친해질 가능성이 있는 다른 관계도 있다.

꾸준히 피라미드를 만드는 것은 그만큼 관계에 노력하는 것이다. 또 누군가와 관계를 끊임없이 이루고,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스스로”를 인정하는 모습이면서, 동시에 관계에서 진정성을 이루는 모습이다.

인간관계 피라미드모형과 유토피아

인간관계 피라미드모형이라는 비유는 흔히 이상적인 세상으로 알고 있는 ‘유토피아(토머스 모어 저서, 1516년)’와 같다. 토머스 모어가 말한 유토피아 섬은 말도 안 되는 세상 같다. 그러나 우리는 헨리 8세(영국 왕. 재위1509~1547년) 시대보다 더 유토피아에 가까운 세상에 산다. 인권, 지성, 지식 모두 상당히 발달한 세상에서 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간관계가 다양한 단계로 축적된 피라미드형이라는 가정은 유토피아처럼 이상적이거나 이상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상적이고 괴상하다고 생각했던 유토피아의 세계를 더 닮아가고 있다. 심리학이 발달했고, 사회적 관계의 개념도 생겼다. 현재 감정과 인간관계에 대해 “배우는 세상”에 산다. 신개념 관계, 체계화된 집단 등 더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살면서 과거보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성숙해지고 있다.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으므로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 인간관계도 양과 질의 다름이 존재하는 것은 개성 있는 존재이기에 필연적이다. 그만큼 관계 존속 여부와 감정의 문제도 필연적이다. 더 나은 우리를 위해 효율적으로 인간관계의 전체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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