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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6.12.01 10:52

[S리뷰] '라라랜드' 중독성이 강한 사운드, 버라이어티한 무대

레미제라블, 위플래쉬가 어둡다면 라라랜드는 밝고 센티멘탈하다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4년전 상영됐던 '레미제라블'이 불안한 연기로 기대치를 반감시켰다면, 오는 7일 개봉하는 '라라랜드'(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주연)는 스토리, 음악, 연기 등 무엇 하나 흠잡을 데가 없을만큼 완벽한 앙상블을 선사하고 있다. 하물며 영화 속 음악은 상영이 끝난 뒤 한참동안 여운이 남을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개봉 예정작 '라라랜드'(수입/배급: 판씨네마)는 2014년 상영작 '위플래쉬'로 국내는 물론 해외 극장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데미언 채즐 감독과 제작진이 함께 만든 두번째 음악영화다. 이들 두 작품은 재즈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하지만 지옥과 천국처럼 극명한 차이가 있다. 가령, 전작 '위플래쉬'가 어둡고 격렬했다면, '라라랜드'는 밝고 센티멘탈한 면이 두드러진다.

재즈바를 열고 싶은 가난한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오디션에서 매번 낙방만 하는 연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 이 둘은 비록 미완인데다 직업 또한 다르지만, 갖고 있는 꿈은 하나다. 그 꿈이 금전적인 성공인지 아니면,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인지는 둘 다 경험이 없어 잘 모른다. 그래서 도전하고, 또 방황하고, 싸운다. 하지만 정작 그들이 받은 상처와 좌절은 밖에서 주어진 것들 뿐이다.

엠마 스톤이 부른 '오디션' 폐부를 찌르는 가사, 서글픈 선율

'라라랜드'에서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장면과 노래는 극중 엠마 스톤이 부른 '오디션'(Audition)이다. 예고 영상에 소개된 가사 첫 소절은 다음과 같다. "꿈을 꾸는 그댈 위하여, 비록 바보같다 하여도. 상처 입은 가슴을 위하여. 우리의 시행착오를 위하여"(Here's to the once who dream, foolish as they may seem. Here to the hearts that ache. Here to the mess we make.) 

처음부터 이 노래가 와닿았던건 아니다. 하지만 영화가 전개될 수록 곡이 계속해서 머리를 맴돈다. 극장을 나와서도 이 짧은 가사가 떠오를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수 없다"는 외신의 찬사가 충분히 공감된다. 

듣다 보면, 헬조선 삼포세대 청년은 물론, 올드한 아메리칸 드림에 허우적대는 미국 청년들의 좌절과 상처가 이 가사 안에 녹아있다. 폐부를 찌르는 가사에 서글픈 선율이 더해지면서 정치 사회적으로 암울한 이 시대를 한껏 적셔준다. 

한편, '라라랜드'(La La Land) 오프닝 시퀀스는 약 5분 가량의 롱테이크다. 배경은 LA로 향하는 고가도로 출근길 러시아워. 한국, 일본, 유럽, 미국에서 생산된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들처럼 다양한 인종의 출연진들이 형형색색의 옷차림과 표정으로 자신의 꿈과 열정, 그리고 꽉막힌 도로를 향한 짜증을 노래와 춤으로 승화시킨다.

특히 이 장면은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의 색깔인 백인우월주의가 아닌 다인종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난 미합중국의 상징과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프랑스 이민자 출신의 컴퓨터 공학자 버나드 채즐을 아버지로 둔 데미언 채즐 감독의 리버럴한 성향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라라랜드'는 남녀 주연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외에도 위플래쉬에서 악랄한 폭군 테렌스 플렛 교수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J.K. 시몬스와 R&B스타 존 레전드가 출연해 스토리의 화려함을 더한다. 개봉일은 12월 7일(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28분이다.  

▲ 음악영화 '라라랜드' 메인포스터(판씨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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