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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6.11.11 21:02

[리뷰] '나의 살던 고향은' 도올 김용옥의 다시 쓰는 고구려史

우리 모두의 뿌리에 관한 역사 다큐멘터리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오는 24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감독 류종헌)의 보도자료를 처음 봤을때 생각했던 제목은 '역사왜곡을 향한 맞불'이었다. 하지만 막상 11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를 보고 제목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안팍으로 논란이 된 역사왜곡은 도올 김용옥 교수(이하 도올 선생)가 출연한 다큐 영화와 비교해 조잡하기 짝이 없는 작은 시비(是非)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도올 김용옥, 우리 민족의 역사 '고구려' 다시 썼다

'나의 살던 고향은'의 오프닝은 도올 선생이 중국 연변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한 지난 2014년 10월 2일 지인을 포함한 촬영팀과 함께 중국 대련(요동반도)에 위치한 고구려의 오고성산성(吳姑城山城)을 오르면서 시작한다. 도올 선생의 가파른 숨소리, 신발끈을 동여메는 모습 속에서 약 5세기 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군사전략요충성 중 하나인 이 지방성의 아찔한 높이(9.4m)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나의 살던 고향은'의 영상은 도올 김용옥 선생의 답사 강연이 포함된 스토리와 비교해 그다지 훌륭하진 않다. 일부 장면에서 피사체가 흔들리고, 포커스가 불분명한 영상도 더러 있다. 원인을 따져보면, 장면 일부를 통해 중국 정부와 사전 협의로 제작된 영화가 아님을 느낄수 있다. 편안하게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

가령, 영화 장면 중에는 중국 길림성 태왕진에 있는 약 6.39m 높이의 광개토왕 사면석비를 방문한 도올 선생이 자신의 카메라로 비석을 촬영하다 中공안 요원들에 의해 제지를 받아 쫓겨나는 모습이 나온다. 동북공정을 명분으로 고구려를 자국 역사로 편입시킨 중국 정부의 민감한 태도가 엿보인다.

'나의 살던 고향은', 강렬한 록비트사운드와 함께 하는 고구려史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신화로만 알고 있던 고구려의 거대한 제국사의 베일이 벗겨지고, 고구려 보다 더 큰 영토를 확장한 발해의 영화와 발자취가 드러난다.

영화 속 사운드트렉도 흥미롭다. 장르는 헤비메탈. 제작진이 도올 선생의 발해와 고구려 이야기를 청소년밴드 '코마'에게 전해, 젊고 강렬한 비트를 뿜어내는 메틀 사운드가 영화 음악으로 등장한 것이다.  

날짜별로 기록된 이 다큐는 2014년 10월 2일부터 6일까지 고구려가 축조한 성과 단재 신채호 선생이 통곡했다는 수천기에 달한다는 환도성의 무덤과 장군총을 소개한다. 그리고 같은해 12월 5일과 6일에는 중국 연길에 위치한 발해의 두번째 수도 서고성을 찾아가 규모를 짐작하기 힘든 거대하고 웅장한 발해의 역사를 보여준다. 특히 영화 속에서 도올 김용옥 교수는 영하 20도의 혹한에도 계속해서 걸으며 당시 조상들의 고단함과 노고에 찬사를 아까지 않는다.

지난 5월 22일 종영된 JTBC채널의 교양프로그램 '차이나는 도올'에서 잠시 소개된 고구려의 역사가 이번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에서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 다큐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 스틸컷 ⓒ시네마달

고구려의 역사는 과거가 아닌 현재

도올 김용옥 교수는 언론시사회를 마친뒤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를 왜소하게만 바라봤다"라고 지적하고, "고구려는 과거가 아니라 현대 역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연의 삼국유사가 일연이 살던 시대에서 바라본 역사관이듯이 21세기 우리가 보는 고구려는 지금의 역사"라고 부연했다. 

김용옥 교수는 "자신(도올 김용옥)이 생각하는 '고구려 패러다임'이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감(感)을 잡는 정도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라고 피력하며, "특히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 청소년들이 이 영화를 보고 우리 역사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보길 희망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다큐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제작: 후즈닷컴/배급: 시네마달)의 영문제목은 'GOGURYEO'이다. 즉,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중국 만주 벌판을 차지했던 고구려다. 러닝타임 95분동안 쉴새없이 걷고 또 걷는 도올 김용옥 교수와 일행의 답사 여정이 한국에서 미처 몰랐던 한국의 진짜 이름과 역사를 다시금 생각할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개봉일은 11월 24일. 전체관람가이다.

▲ 도올 김용옥 선생이 생각하는 고구려(MAP포스터) ⓒ시네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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