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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문지훈 기자
  • 영화
  • 입력 2016.11.04 19:37

[S리뷰] ‘가려진 시간’ 신비로운 캐릭터, 관객 빨아들이는 스토리.. ‘배우와 작품의 완벽 시너지’

▲ '가려진 시간' 스틸컷 ⓒ쇼박스

[스타데일리뉴스=문지훈 기자] ‘가려진 시간’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믿음’이라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가장 아름답게 전달한 작품이다.

엄마를 여의고 새 아빠(김희원)와 함께 화노도로 이사 온 수린(신은수)에게 고아원에 사는 성민(이효제)이 다가온다. 둘은 그들만의 암호로, 그들만 아는 추억을 쌓아간다. 

어느 날,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수린과 성민은 친구들과 산으로 가고, 그곳에서 모두 실종된 채, 유일하게 수린만 돌아온다. 그리고 며칠 뒤, 자신이 성민이라고 주장하는 한 성인 남자(강동원)가 다가온다.

▲ '가려진 시간' 스틸컷 ⓒ쇼박스

이야기를 들으려 조차 하지 않는 어른들과, 다른 겉모습에도 감정과 마음을 느끼며 그가 성민임을 확신하는 수린의 엇갈린 시선은 ‘믿음’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고찰하게 한다. 성민은 빛나는 젊음과 금 같은 시간을 잃었지만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을 가졌다. 그리고 무작정 그를 믿는 수린. 투명하고 투명하다. 둘의 모습은 가까운 사람을 의심하는 것에도 익숙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가슴 깊숙한 곳에 따뜻한 울림을 선사한다. 

또한 성민과 수린의 믿음 뒤에는 ‘조건 없는 순수한 첫사랑’이라는 기반이 있다. 관객들은 사랑 그 자체의 감정이 아닌, 첫사랑의 아련하고 따스한 감성을 되살릴 것이며,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 '가려진 시간' 스틸컷 ⓒ쇼박스

‘가려진 시간’은 판타지 영화답게 신비로운 공상의 세계를 간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앞서 언급한 ‘감동’과 판타지의 흥미성을 모두 갖추었다. 

화노도 안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멈춘 가운데, 강동원이 혼자 겪는 광속의 시간은 애니메이션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을 주며 동시에 묘한 공포감마저 선사한다. 강동원의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과 소년 같기도, 어른 같기도 한 외모는 판타지라는 설정에 안성맞춤이다. 그는 신체는 30대, 정신은 소년인 성민을 연기하지만, 표현이 과하지 않고 담백해 위화감을 전혀 주지 않는다. 

그와 호흡을 맞춘 신예 신은수.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수린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외로운 감정을 바탕으로 당돌한 성정, 순수한 모습을 전형적이지 않은 연기로 표현하며 강동원 만큼이나 단단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단순하지만 잊고 살았던 ‘믿음’의 가치. 이 덕목을 강동원과 신은수는 꽤나 짜임새 있게 표현해냈다. 11월 16일 개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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