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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성폭행살인, 넘치려는 우리사회의 증오를 경계한다.
모든 차별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차별이 정당하지는 않다. 경계되어야 한다.
2012년 04월 09일 (월) 18: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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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azzasi@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수원성폭행살인 사건은 인륜을 저버린 중범죄다.하지만 이와관련하여 우리 사회의 잘 못된 편견 또한 경계해야한다.

이를테면 특정지역을 비하하며 주위에서 필자에게 들려주던 이야기다.

"나도 전혀 아닐 것이라 생각했는데 겪어 보니 그 말이 맞더라."

누가 사기를 쳤다. 누가 거짓말을 했다. 누가 뒷통수를 치는 바람에 곤란을 겪었다. 그같은 개인적 경험들이 대상을 일반화하며 확정한다.

과연 어째서 일본인들은 재일조선인에 대한 인식이 안좋은가? 물론 일제강점기 조선을 식민지로 삼으며 형성된 어떤 우월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위에 일본인들로 하여금 조선인에 대한 안좋은 감정을 확신으로 바꾸어 놓은 것은 당시 재일조선인들이 놓여 있던 열악한 환경이었다.

가난했다.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번듯한 직장을 얻기도 어려웠다. 특히 징용으로 끌려갔던 많은 조선인들의 경우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조차 없이 일본정부의 강제에 의해 억류되었다 막 풀려나 있던 참이었다. 일본사회에서도 가장 최하층을 이루고 있던 그들의 삶은 열악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인은 더럽더라, 불량하다더라 하는 편견이 이때 성립되었다. 실제 많은 재일조선인들이 현실의 고단함을 이기지 못하고 손쉬운 길로 빠져들곤 하고 있었다.

히틀러가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직접 행동에 옮기게 된 것 역시 그만한 이유가 있어 그리했던 것이었다. 여러 현실적인 이유들로 인해 많은 유대인들이 유럽인들이 기피하는 고리대금업에 종사하고 있었고, 더구나 그러한 유대인들이 쌓은 부가 유럽인의 그것을 능가하면서 질투는 곧 증오로 이어지고 있었다. 게토라고 하는 유대인강제격리구역의 열악한 상황 역시 유대인에 대한 편견에 불을 지쳤다. 히틀러의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그같은 당시 유럽인들의 일반적 반유대정서에 편승해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되었다. 1차세계대전 이후 모든 독일인들이 패전의 고통을 겪고 있는데 여전히 부유하던 유대인자본가들의 현실은 히틀러는 물론 많은 독일인들에게 있어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증폭시키는 계기로 작용한다. 유대인들이 독일인의 부와 기회를 빼앗고 있다.

아마 미국의 흑인에 대해서도 한국에서조차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뉴욕의 할렘가일 것이다. 가난과 무지로 인해 쉽사리 범죄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열악한 현실은 그들로 하여금 예비범죄자라고 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이유가 되어 주었다. 흑인에 대한 차별과 멸시가 그들로 하여금 사회의 주변으로 내몰고, 사회의 주변으로 내몰린 끝에 쉽게 범죄의 유혹에 노출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과연 그와 같은 흑인범죄자들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흑인에 대한 차별과 멸시는 조금은 달라졌을 것인가? 흑인에 대한 백인들의 차별과 멸시는 그들이 할렘가에 살기 그 이전부터 뿌리내리고 있었다.

하기는 한국인에 대한 어떠한 부정적인 인식이나 지적에 대해서도 한국인들은 스스로 그렇게 반응하고 있었을 것이다.

"모든 한국인이 그런 것은 아니다."

그 말이 바로 정답이다. 그때 사람들은 말한다. 나는 아니라고. 나와 내 주위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그러니 그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는 자신에게 있어 부당한 것이다. 잘못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자기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그리 쉽게 단정짓고 결론내리는 이유로 삼는가?

행위는 개인이 저지른다. 집단이 저지르는 것이 아니다. 흑인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다. 유대인이 탐욕스러운 것도 아니다. 재일조선인이 야쿠자인 것도 아니다. 다만 공통적으로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되는 유사한 환경에 놓여 있을 가능성은 높을 수 있다. 할렘가에 산다면 굳이 흑인이 아니더라도 많은 개인들이 흑인들과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가난한 하층의 일본인들 역시 재일조선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유대인은 어떨까?

그런데도 그 앞에 따라붙는 이름에 신경쓰게 된다. 유대인과, 조선인과, 흑인, 그것이 대상을 정의한다. 대상을 일반화한다. 당연히 대상을 일반화함으로써 그에 대한 일반적인 대응이 나타나게 된다. 전혀 그와 같은 행위를 한 적이 없음에도 타인의 행위로 인해 자신마저 영향을 받는다. 그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실천에 옮기게 된다. 개인과 전혀 상관없는 이유로써 개인의 삶이 영향을 받는다. 그것을 두고 차별이라 부른다. 특정한 개인이 아닌 일반적인 소속집단이고, 소속집단에 의해 개인의 삶마저 정의되고 단정지어진다. 때로 이유가 있어 결론이 내려지기보다는 결론이 내려지고 이유가 따라붙기도 한다.

과연 묻게 된다. 수원에서 한 여성을 잔인하게 성폭행하고 살해한 그는 조선족인가? 살인범 개인인가? 조선족의 이름으로 다수 조선족의 동의 아래 그는 그와 같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는가? 모든 조선족이 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예비범죄자였을까? 그렇다면 단지 조선족을 증오하는 것만으로 그같은 범죄를 사전예 예방하는 것이 가능한가? 조선족에 대한 증오만으로 피해자가 겪어야 했을 일들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인가? 그러한가?

그것이 조선족만이 갖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면 그것은 한국인 자신에게도 적용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조선족과 한국인은 서로 갈라서게 된 것이 채 1세기가 지나지 않았다. 1세기가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서로 다른 환경과 여건 아래서 다른 삶을 살아오기는 했겠지만 그것이 두 집단 사이를 완전히 갈라놓을 정도까지는 아직 되지 못한다. 물론 교육이나 경제적 여건 등 제반환경으로 인한 차이는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적 요인에 의한 동기는 결국 어떤 인종적인 특징으로서 그와 같은 행위를 저지른다고 하는 전제를 부정한다. 그 가운데 사람들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여러가지 행동들이 일어나고 있었을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현실적 여건이 바뀌게 되면 그들은 또한 다르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

아니 보다 근본적인 것이다. 범죄가 일어난 원인을 알고 그것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 억울하게 피해를 당한 이를 위로하고 그 가족들이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더하는 것.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심지어 끔찍한 범죄에 대해서마저도 조선족이라는 이름이 모든 것을 대신하게 된다. 피해자를 위로하는 척 그러나 단지 개인적인 증오의 감정을 배설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이용될 뿐이다. 피해자의 억울함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굳이 조선족 전체에 대한 증오로써 확산할 필요가 있었을까?

실제 몇 년 전 있었던 일이다. 같은 아파트단지인데 가난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에 대해 다른 아파트의 주민들이 격리를 시도한 바 있었다. 왕래를 차단하고 심지어 아이들이 같은 학교에서 어울리고 배우는 것조차 거부하고 배제하려 했었다. 논리는 간단했다. 불우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의 행실이 좋지 못하다. 사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TV드라마에서조차 흉악한 범죄자를 쫓으며 출신학교를 찾아가 불우한 환경에 있던 학생을 선생에게 묻고 있었겠는가? 모두 경험에 의해 내려진 결론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옳은 것인가? 설사 그와 같은 경험들이 사실에 기초한 것이라 할지라도 과연 격리와 배제만이 그 정답인가? 그 답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물론 조선족 스스로도 한국사회에 받아들여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관용은 일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한국사회가 그들에 관용할 수 있으려면 그들 역시 한국사회에 관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많은 조선족들이 그렇게 한국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인 가운데서도 범죄자는 극히 일부이듯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조선족의 범죄도 조선족 가운데 극히 일부에 의해 저질러진다. 대부분의 조선족들이 놓은 현실을 생각한다면 같은 한국인에 비해서도 일부 보정이 가해질 부분이 있다. 우리사회가 노력할 부분일 것이다. 관용이 일방적이지 않듯 공존 또한 일방으로만 이루어질 수 없다. 하물며 과연 그같은 감정들이 정당한가? 조선족이 아닌 우리 자신의 감정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연 옳은가?

결론은 단순하다.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가? 그는 어떻게 처벌해야 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가? 조선족이 아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다. 범죄를 저지른 행위가 있다. 그를 처벌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 그것을 단순히 조선족에 대한 증오로써 대신하려는 쉽고 간편한 논리를 경계한다. 실체없는 감정으로서만 모든 정의와 실천을 대신하려 한다. 조선족을 배제하고 배격한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되는가? 그와 같은 감정들이 또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증오는 서로를 상처입히며 증오만을 키운다.

아무튼 위험할 것이다. 몇 년 전 타블로에 대한 증오가 폭풍처럼 몰아치던 당시도 타블로의 국적을 문제삼는 경우가 많았다. 박재범이 잠시 한국을 떠나야만 했던 이유 가운데서도 그의 국적이 문제되는 경우가 있었다. 다른 이를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 그나마 재미동포 3세조차 완전한 타인으로서 증오하려 한다. 조선족은 물론 파키스탄인이나 미국 영어강사들까지 도매급으로 넘어간다. 출신이 개인을 정의한다. 집단에 대한 증오가 정의를 대신한다. 히틀러를 말한 바 있었다. 동경대지진 당시 일본인들은 지진이라는 현실의 공포를 잊기 위해 조선인들에 대한 허구의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저들은 우리가 가져야 할 것들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

이유가 있어 증오하는가? 증오하기에 이유가 생겨나는 것인가? 무엇보다 증오인가? 분노인가? 인간인가? 아니면 행위인가? 피해자가 겪어야 했던 불행한 고통들인가? 아니면 가해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인가? 그래도 그들은 아직까지는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다. 설사 그들을 모두 쫓아내더라도 중국땅에 머무는 그들과는 어떤 식으로든 공존해야 한다. 그들은 지금 우리 사회 안에 있다. 설사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려 하는가? 증오란 너무 쉽다.

차별이란 다른 것이 아니다. 자신이 하지 않은 일로 인해 책임을 강요받는 것이다. 상대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증오와 멸시의 감정을 강제하는 것이다. 우월적 지위에 의해 일어난다. 대개는 도덕적 우월성에 의해서도 정당화된다. 배제와 배격의 논리다. 그렇다면 조선족이 사라지고 나면 그같은 범죄에 대해 무엇에 탓을 돌리고 대안을 찾아야 할까? 모든 이유들이 사라졌을 때 과연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행위란 개인이 선택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자신들은 정의롭다 정당하다 하지만 히틀러도 이유가 있어 그같은 행동들을 했다. 이유없는 차별은 없다. 그러나 그 이유란 과연 얼마나 정당한가? 자신들의 정의란 얼마나 합리적인가? 그것은 같은 인간으로서 자신에 대한 모멸이기도 하다. 인간이란 그렇게 하찮다.

안타까운 사건이다.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믿기지 않는 것은 기회다 싶게 사방에서 일어나는 조선족에 대한 어떤 감정들이었다. 사건의 실체를 가리는 '조선족'이라고 하는 특정한 단어였다. 무엇에 분노하고 있는가? 진지하게 고민할 문제다.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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