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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칼럼] 이혼이 없다면? 결혼을 갱신한다
2016년 10월 02일 (일) 19: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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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칼럼니스트 sarah_voice@naver.com

   
▲ 본문과 관련없는 이미지 (출처: pexels)

[스타데일리뉴스=공소리 칼럼니스트] 결혼 3년 차인 김씨(남·40)는 “결혼을 3년마다 갱신하도록 결혼계약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간단하게 서로 ‘우리 이만큼만 살자’, ‘우리 더 살아보자’고 결정하면서 ‘이혼’이라는 부담이 없잖아요”라며 결혼생활 속에서 명료한 의견을 도출해냈다.

김씨는 애초에 결혼계약제라면 갱신·해약이라는 이지선다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한 지 3년께 된 김씨는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결혼계약이라는 발상은 결혼하면서 겪는 복잡한 현실과 결혼생활의 권태로움이 큰 몫을 했다. 무겁고 복잡한 결혼제도에 합리적인 관대함을 더하면 적어도 심리적으로 무게감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씨(남·51)는 “결혼을 갱신할 수 있다? 정말 좋은 생각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바랄만한 이야기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남자에게 불리하다고 본다. 결혼한 지 이십년 정도 흐르니까 아내의 몫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다. 심리적·물리적으로 아내에게 많이 의지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중년이 되면 남녀는 많이 달라진다. 특히 남성갱년기는 심리적·사회적으로 많이 외롭다”고 말했다.

강씨(여·24)는 “동거를 하면 된다. 결혼을 갱신? 해지? 우스운 발상이다. 책임감 없고, 더 복잡한 일만 가득할 것이다”며 “결혼계약제를 이기적으로 이용하며 불륜 등을 벌이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질색했다.

결혼계약제의 장단점

결혼계약에 대한 장점은 기한 내에 갱신·해지 결정을 조절하고, 이혼에 대한 부담이 감소한다. 또 갱신·해지에 대한 경각심으로 부부관계에 더 노력하고, 결혼 기간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단점으로는 갱신·해지에 대해 합의가 안 된 부부의 경우 이혼 못지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영구적인 결혼의 의미가 사라지고, 책임감이 결여될까 우려되는 시각이 있다.

젊은 세대의 삶과 결혼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분명하다. 부모세대보다 더 배우고 더 개방적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만을 접한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의 결혼생활을 어쩔 수 없이 모방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그래서 독신주의나 미혼부모, 돌싱 등 비중이 늘어나고 보다 의식구조도 밝아졌다. 결혼을 대체하거나 변형한 개념은 이제 특이한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결혼계약제가 정착하려면 결혼·출산·육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뿐 아니라 한부모가정, 이혼남녀, 미(비)혼부모 등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도움이 체계적으로 개척돼야 한다. 물론 현재 저출산과 혼인비율의 저하 문제도 결혼·출산·육아·편부모·이혼남녀·미(비)혼부모 등에 대한 실질적인 사회적 지원과 도움이 시급하다.

결혼계약이라는 발상이 신인류 길로 들어서면서 생긴 신개념 문화적 상상으로 봐야 할까. 산업혁명 이후 급진화한 현대사회는 우주로 날아가고, 죽은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과학적 증거로 살인범을 처벌하고, 지구 반대편에서 얼굴을 보며 소통하고, 앉아서 수만 가지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인류의 신세계다.

인류와 함께했던 혼인제를 거부하는 독신주의나 비혼가정도 생기고, 의례 해야 했던 결혼이 선택사항이 됐다. 합리적인 가정의 모양이 전부가 아니다. 비참한 문제도 발생했다. 결혼하는 것이 어렵고, 결혼생활 또한 어려운 사회에 살고 있다.

지금은 결혼하기 힘든 세상+결혼생활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인권·교육수준·의식변화로 우리 삶의 질의 고급스러워져 과거처럼 수구적이고 반인권적인 이유로 억지로 결혼생활을 유지하지 않는다.

인류 최고 시대의 고급스러운 인간이, 혼자는 살 수 없는 인간이 기본집단인 가정을 이어가기 힘들다는 건 혼란스러운 일이다. 결혼계약제는 유쾌한 수다거리쯤일까, 신개념이 필요한 때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결혼을 (유지)하려는 바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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