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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6.08.27 12:48

[리뷰] '밀정' 친일과 독립군을 넘나드는 송강호의 아찔한 외줄타기

김지운 감독 복귀작 '밀정' 배우들의 열연 돋보여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한 '밀정'(감독 김지운)은 조선총독부 경찰 이정출로 분한 송강호의 열연이 압권이다. 극중 이정출의 행보는 마치 남사당패 어름사니처럼 뒤뚱대며 아찔하게 외줄을 타는 모습이 연상된다.

김지운 감독은 당시 고증을 통해 마련한 화려한 미장센 무대와 매끄러운 영상, 몰입도를 높인 사운드 디자인을 빌어 거나하게 잔치상 차려 놓고 배우들이 가져온 숟가락만 바라본 느낌이다. 그만큼 누구랄 것도 없이 모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 '밀정' 단체포스터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독립군 정채산과 경무국 히가시의 장기판, 수단으로 동원된 주인공들

9월 7일 개봉하는 '밀정'(제작:영화사 그림,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은 역사 기록에 남아있는 1923년 황옥 경부 폭탄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이 작품은 오프닝 시퀀스부터 눈길을 끈다. 문화재 암거래로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던 의열단 리더 김장옥(박희순)이 조직내 변절자의 배신으로 급히 도주하고, 이를 뒤쫓는 일본 경찰들의 추격 장면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여기에 조선독립의열단 단장 정채산(이병헌)과 조선총독부 경무국 부장 히가시(츠루미 신고)가 작품 전개의 두 축이다. 장기판으로 보면, 양측의 결전 수단으로 이정출(송강호), 김우진(공유), 연계순(한지민), 조회령(신성록), 하시모토(엄태구)가 동원된다. 

송강호, 독립군과 日경찰 사이에서 아찔한 외줄타기

영화 '밀정'의 백미는 배우들의 열연이다. 경성(서울) 의열단 리더 김우진(공유)와 자금책 조회령(신성록)을 포함한 의열단원들은 내부 변절자 색출과 독립운동 자금 활동에 열을 올리지만 계속해서 조여오는 일본 경무부의 수사망에 위기감을 느낀다. 이런 가운데 의열단 단장 정채산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선택을 한다. 포커스는 이정출(송강호)이다.

이정출(송강호)은 조선인 변절자로 조선 총독부 경무국 경부(경찰청 경감)라는 직책을 맡아 독립군의 동태를 파악하고 포섭, 토벌하는 밀정이다. 그랬던 그가 독립의열단 단장 정채산(이병헌)과 경무국 부장 히가시(츠루미 신고) 사이에서 아찔한 외줄타기를 한다. 여기에 히가시는 이정출을 견제할 대항마로 같은 조선인 경찰 하시모토(엄태구)를 동원한다. 

특히 이 영화에서 송강호, 공유와 더불어 깊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는 다름 아닌 한지민이다. 김우진(공유)의 연인 연계순(한지민)이라는 인물은 위급한 상황에서 냉철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투사다. 그럼에도 그녀는 작고 힘없는 조선의 여인으로 끝내 모진 고통을 감내한다.

▲ 개봉예정작 '밀정' 스틸컷ⓒ워너브러더스코리아

모리스 라벨의 발레음악 '볼레로'가 절정

한편 영화 '밀정'은 근대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발레음악 '볼레로'가 울려퍼지며 스토리의 절정을 이룬다. 스페인 민속 춤곡을 착안한 것으로 알려진 이 클래식 음악은 1981년 '사랑과 슬름의 볼레로'라는 프랑스 영화에서 피날레 장면으로 쓰인 바 있다.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1960년대)까지 독일 나치와 이데올로기에 희생됐던 에디트 피아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글랜 밀러, 루돌프 누례예프 등 당대 최고의 음악 명문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아울러 이 작품의 서사적 의미는 화합과 인류애다.

그렇다면 영화 '밀정'은 어떤 의미로 라벨의 '볼레로'를 하이라이트 무대로 장식했을까? 9월 7일 개봉하면 관객의 눈과 귀에 따라 많은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상영시간은 140분, 15세 관람가이다.

▲ '밀정' 적과 동지 포스터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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