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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문지훈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6.08.09 20:05

[S톡] “나왔다 하면 시선 강탈” 연예계 대표 신스틸러 3인, 라미란-고창석-김의성

▲ 김의성, 라미란, 고창석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문지훈 기자] 조연이 주연보다 더 뛰어난 존재감을 보여주려면 얼마나 대단한 매력이 필요할까. 

작품의 주연을 맡은 배우들은 포스터나 티저 사진에서 해당 작품의 상징처럼 앞쪽에 내세워진다. 반면 조연들은 그 옆에 서서 주연을 빛나게 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렇기에 조연은 매력이 있더라도 보이지 않는 장애물에 가려지기 마련이다.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조연들. 그러나 이들의 진가는 작품 속에서 빛을 발한다. 주연을 무색케 할 정도의 뛰어난 연기력과 개성을 지닌 조연들은 등장하는 장면마다 독특한 아우라를 내뿜으며 존재감을 발산한다. 작품 론칭 전부터 미디어와 대중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건 주연이지만, 조연도 능력에 따라 주연에 버금가는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배우 세 명이 여기 있다.    

라미란, 고창석, 김의성이 그 주인공. 출연작마다 마스코트가 되는 이 배우들은 연예계 최강 ‘신 스틸러(Scene Stealer)’로 손꼽힌다. 

▲ 라미란 ⓒ스타데일리뉴스

라미란이 신스틸러로서 주목 받기 시작한 건 지난 2013년 3월 개봉한 영화 ‘연애의 온도’ 때부터다. 주연 김민희와 이민기의 직장 상사 ‘신 차장’ 역으로 출연한 라미란은 최무성과 전쟁 같은 연애를 하는 모습으로 김민희-이민기 커플 못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2005년부터 꾸준히 여러 작품에 출연해 온 그이지만 라미란을 알지 못하던 관객들은 갑자기 영화판에 등장해 보물 같은 연기를 펼치는 라미란의 정체를 궁금해하며 초록창에 그에 대해 검색하곤 했다. 

이후 라미란은 올해 1월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류준열의 엄마이자 김성균의 아내 ‘라미란’ 역을 맡아 국민 엄마가 됐다. 종영 후 7개월이 지난 지금도 시청자들은 ‘치타 여사’라는 그의 별명을 줄곧 불러오고 있다.  

‘응답하라 1988’ 방영 중에 개봉한 영화 ‘히말라야’에서 라미란은 ‘조명애’ 역으로 2016년 맥스무비 최고의 여자조연배우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연기퀸에 등극했다.  

▲ 고창석 ⓒ스타데일리뉴스

고창석은 무려 40여건의 영화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서서히 이름을 알려 왔다. 배역의 크기에 상관없이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달려온 그가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작품은 지난 2011년 개봉한 ‘고지전’이다. 고향을 향해 총을 겨눠야 하는 비운의 인물 양효삼 역을 맡은 고창석은 극한 상황을 접한 양효삼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특히 처음 접한 북한 평안도 사투리를 현지인처럼 구사해 본래 말투가 어떤지 의심이 간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 덕분일까, 그는 이 작품으로 2011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어 2014년 개봉한 ‘기술자들’에서 작전의 인력을 조달하는 기술자 ‘구인’ 역을 맡아 김우빈, 이현우와 특급 케미를 선보였다. 나이 차가 상당한 후배 배우 김우빈, 이현우와도 어색하지 않게 작품에 녹아들었고, 특유의 감초 같은 연기로 작품의 웃음을 담당했다. 

이 외에도 그는 '헬로우 고스트'의 골초귀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땅굴파기 전문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남한 고정간첩, '스파이'의 생계형 스파이 등 다수 흥행작의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로 활약했다.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는 빠른 상황 판단력과 변장술을 지닌 임기응변의 대가 ‘보원’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변장은 물론, 적재적소에 맞는 팔도 사투리와 국적불명의 언어까지 섭렵한 고창석은 유승호에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과시했고, 이 작품을 통해 충무로의 ‘웃음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다. 

▲ 김의성 ⓒ스타데일리뉴스

김의성은 스크린과 안방극장의 新 신 스틸러다. 1996년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1997년 ‘바리케이드’의 주연을 맡아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지만 오랫동안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이후 2012년 ‘건축학개론’의 건축학과 교수로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2013년에 ‘관상’의 ‘한명회’ 역으로 확실하게 스크린에 자신의 영역을 만든 김의성은 이후 ‘암살’, ‘내부자들’, ‘검은 사제들’ 등 굵직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신 스틸러 자리를 확실하게 꿰찼다. 

최근 천만 관객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영화계에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부산행’에서 그는 조연을 담당했지만, 공유-마동석과 함께 천만 열풍을 이끈 주역이다. 김의성은 이 영화에서 재난 상황에서 본인의 목숨만을 지키기 위해 악행을 서슴지 않는 용석 역을 맡았다. 이기적인 성격의 용석을 소름 돋을 정도로 무섭게 그려내는 그는 관객으로 하여금 스크린을 향해 욕을 내지르게 한다. 모든 게 놀랍도록 현실감 있는 그의 연기 덕분이다.  

명품 조연의 수요가 커진 건 대중이 점점 더 개성 있는 캐릭터와 신선한 웃음을 원하고 있고, 단독 주인공을 필두로 내세운 작품보다 여러 캐릭터들의 매력을 얹어 다채로움을 선사하는 작품이 각광받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의 수혜를 받은 조연들이, 스스로 빛날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건 오롯이 조연 자신의 몫이다.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존재감 만큼은 주연급인 라미란, 고창석 그리고 김의성. 충무로와 안방을 넘나들며 어디서나 눈길을 사로잡는 이 세 명의 배우가 앞으로 보여줄 활약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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