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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7.20 06:00

[김윤석의 드라마톡] 닥터스 10회 "홍지홍과 유혜정의 위기, 뜻밖의 의사 정윤도"

정치보다 사랑, 이사장의 수술이 끝나고 사랑의 위기가 찾아오다

▲ 닥터스 ⓒSBS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닥터스. 역시 누가 병원장이 되고 이사장이 되고 다 상관없는 것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병원의 경영을 둘러싸고 병원장 진명훈(엄효섭 분)이 보여주는 음모와 탐욕은 딱 거기에서 끝나고 만다. 심지어 상당히 위험한 수술이었음에도 정윤도(윤균상 분)의 집도 아래 수술까지 잠깐의 시간 동안 성공적으로 끝나고 있었다. 나머지 시간은 다시 원래대로 특히 젊은 주인공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로 채우게 된다.

역시나 진서우(이성경 분)는 귀엽다. 악해질 수 없는 타입이다. 악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악해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었다. 뜻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었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왔다. 아마 그런 진서우에게 처음으로 좌절이라는 것을 가르쳐준 존재가 유혜정(박신혜 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악의없는 악도 가능해진다. 악해져 본 적은 없는데 악한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다. 유혜정이 환자로부터 값비싼 스포츠카를 선물받았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감사실에 제보한다. 악해지겠다. 정윤도의 말처럼 진짜 악한 사람은 그런 말 없이 이미 행동으로 악해져 있다.

뜻밖의 능력자였다. 하기는 유혜정 앞에서 보여주는 허술함과는 다르게 당장 진서우의 마음을 거절하는 장면에서 정윤도는 상당히 냉정하고 결단력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을 것이다. 괜히 좋은 사람으로 남고자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질질 끌고 가는 법이 없다. 수술실에서도 상대가 신경외과장이고 병원의 부원장이었음에도 이 수술은 자신의 수술이며, 수술의 집도의는 자신임을 명확히 한다. 신경외과장 김태호(장현성 분) 역시 잠시 당황했지만 바로 수긍하고 물러선다. 김태호 자신도, 그렇다고 교수 홍지홍(김래원 분)도 할 수 없는 수술을 기꺼이 정윤도에게 맡기면 어떻겠는가 제안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의사로서 믿을 수 있다. 잠시지만 정윤도가 자신의 수술임을 선언하는 순간 유혜정의 눈빛도 살짝 변하고 있었다.

이 드라마가 로맨스드라마임을 새삼 일깨운다. 쉽게 가는 법이 없다. 이사장 홍두식(이호재 분)의 수술까지 순조롭게 끝났으니 병원의 경영권을 둘러싼 음모라고 해봐야 여기서 더 깊이 들어갈 것도 없다. 홍두식과 진명훈의 아버지 진성종(전국환 분) 사이에 서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거래까지 모두 이루어졌다. 더 깊이 더 복잡하게 꼬려 해도 벌써 분량이 10회를 넘어가고 있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서 위기가 필요하고 갈등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등장인물 사이에 사랑을 통해서다. 정윤도가 과감하게 유혜정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하고 바로 홍지홍과 유혜정 사이에 갈등이 빚어진다. 그리고 그 사이에 정윤도와 유혜정이 함께 수술실에 있었다. 의사로서의 정윤도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하지만 역시 심하다 싶을 정도로 부담없이 편한 드라마라 굳이 거기서 한 번 더 비틀고 꼬는 뻔한 시도를 할 것인가는 알 수 없다.

서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거절당하고 이후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하기는 벌써 몇 년 째 알아온 사이였다. 더이상의 새로운 가능성따위 있을 리 없다. 반면 겨우 얼굴을 본 지 몇 달도 채 안 된 사이였다. 단지 홍지홍이 유혜정과 조금 더 일찍 만났을 뿐이었다. 진서우는 어차피 가능성도 없는 것 열심히 정윤도를 자신의 마음에서 밀어내려 하고, 정윤도는 굳이 미련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유혜정의 가까이에 계속 머물고 싶어한다. 자신이 거절한 진서우와 함께 있는 것을 불편해하면서 한 편으로 자신을 거절한 유혜정과 함께 있으려 한다. 그 미묘한 관계도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이다. 정윤도에게도 희망이란 있을까. 진서우는 자신이 말한대로 진짜 악녀가 될 수 있을까? 사랑을 하기에 유혜정은 너무 자의식이 강하다.

이사장의 수술이 성공하고 홍지홍은 유혜정을 도와 10년 전 유혜정 할머니의 수술실에서 있었던 진실을 쫓는데 동참한다. 유혜정은 폭력조직 보스로부터 차를 선물받은 것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정식으로 회부된다. 자칫 징계위원회의 결과에 따라 병원을 떠날 수도 있다. 자신과 상의도 없이 멋대로 할머니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 나선 홍지홍에게 유혜정은 분노한다. 진짜 위기다. 홍지홍에게서 등돌리고 혼자 걸어나온다. 그들의 관계는 과연.

위에서는 병원장 진명훈과 이사장 홍두식이 병원의 경영권을 두고 다툰다면, 아래에서는 인턴과 레지던트들이 서로의 이유를 가지고 아웅다웅하며 그들만의 관계를 만들어간다. 각각의 명확한 캐릭터와 캐릭터에 맞는 역할들이 정확하게 맞물려 돌아가며 튀지 않으면서 살아있는 배경을 만든다. 마음껏 그 안에서 유혜정도 진서우도 정윤도도 살아있을 수 있다. 홍지홍은 여기서도 예외다. 그의 정치는 또 다른 곳에 있다. 소소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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