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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7.17 08:25

[김윤석의 드라마톡] 굿 와이프 4회 "달라진 많은 것들과 새로운 시간을 위해"

김혜경이 최상일의 질문에 분노한 이유

▲ 굿 와이프 ⓒtvN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굿 와이프. 시간은 많은 것을 바꿔 놓는다. 사람도, 풍경도, 어쩌면 많은 사실들까지. 어느새 모든 것이 바뀌고 기억만이 남게 된다. 기억하는 사람조차 이제는 얼마 없다는 사실이 또다른 고독과 소외의 이유가 된다. 그래서 같은 기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은 매우 반갑고 즐겁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이야기하며 그래도 자신들이 혼자가 아님을 확인하려 한다.

달라졌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더이상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 아니다. 내가 기억하는 그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남편이고 아내다. 아이들의 아빠이고 엄마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혼란과 모순의 정체다. 그럼에도 그를 사랑해야 하는가. 자신은 그를 사랑하려 하는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감정까지 단정지으려는 최상일(김태우 분)의 물음에 김혜경(전도연 분)이 분노하는 이유다. 어째서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자신의 진심을 최상일이 멋대로 정의하려 하는가.

결국 위기를 넘어서지 못하고 헤어지고 마는 부부와 마침내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기억을 함께 만들어가는 부부의 차이였는지 모른다. 차라리 자신이 달라진 것조차 전혀 알지 못하는 김혜경(전도연 분)이 서중원(윤계상 분)에게는 뼈아프다. 김혜경에게 서중원은 단지 과거의 기억을 공유하는 특정한 한 사람일 뿐이었다. 김혜경과 서중원의 시간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에게 그랬던 것처럼 분노하거나 실망하지 않는다.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갈 계기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차라리 서중원에게 실망하고 분노할 수 있을 만큼 누군가는 서중원을 사랑하고 있었다.

김혜경을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시간을 믿지 못할 뿐이다. 김혜경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질투하고 그만큼 더 두려워한다. 차라리 최상일은 자신의 아내에 대해 확신하고 있었다. 자신에 대해서도 확신하고 있었다. 과거의 자신이 아니며 과거의 아내가 아니고 과거의 자신들이 아님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었다. 자신은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 역시 자신을 사랑한다. 지나버린 시간을 누가 담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서든 사랑하는 아내의 곁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그곳은 오로지 자신의 자리여야 한다.

김혜경과 이태준이 결혼까지 하게 된 과정들이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15년 전 김혜경과 이태준이 결혼할 무렵 일어났던 어떤 사고와 이태준의 비리에 연루된 건설회사 대표 조국현(고준 분)가 다리를 저는 어느 초로의 남성을 통해 이어지고 있었다. 다시 의문이 남는다. 그동안 여러 정황들이 가리키는 사실은 이태준이 조국현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태준에게 씌워진 부정과 비리의 혐의는 모두 사실이었던 것일까. 하지만 이태준은 사랑하는 아내 김혜경까지 걸고 그것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었다. 진실을 쫓는 과정 역시 의심스러운 만큼 흥미진진하다.

서중원이 라이벌로서 무대에 오르기에는 아직 김혜경과 이태준은 서로 부부사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까지 둘이나 있다. 아직까지 김혜경은 이태준을 한 남성으로서 사랑하는가. 다만 아직까지 자신의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로서 이태준에 대한 신뢰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서중원이 상처입을 지 모른다. 누나 서명희(김서형 분)의 걱정은 사실이 된다. 서중원이 김혜경에 대해 가지는 감정이 과연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옛동기에 대한 인정이고 믿음이기만 한가.

마침내 보석을 받고 교도소에서 나오며 이태준의 싸움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한다. 김혜경의 사정과는 상관없이 최상일과 최상일을 앞세운 배후의 누군가와의 진실을 사이에 둔 싸움이 보다 본격화된다. 최상일의 아내를 통해 단어 하나가 흘러나온다. 최상일도 이태준도 그단어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혼마저 그 단어 하나에 바로 합의에 이른다. 아직 시간은 남았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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