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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6.07.02 15:25

[리뷰] '바그다드 카페', 여전히 유효한 아날로그 감성

14일 메가박스 감독판으로 단독 개봉, 30년 만에 재상영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온라인 게임에서는 재난과 귀신, 온갖 전쟁들을 소재로 판타지물로 엮어 기존 영화보다 훨씬 더 훌륭한 CG(컴퓨터 그래픽)로 예고편과 영상을 출시하고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한 세기 동안 미디어계를 지배했던 '영화'의 입지가 불안하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인간적인 감성이 배제되는 등 많은 부분이 사라진 느낌이다.

이런 가운데 30년전 평단의 찬사를 받았던 '바그다드 카페'가 17분 삭제분이 추가돼 '디렉터스 컷'으로 국내 개봉한다.

▲ '바그다드 카페' 스틸컷 ⓒ 피터팬픽쳐스

'바그다드 카페' 여전히 유효한 아날로그 감성

오는 14일 메가박스 단독 개봉으로 만나는 감독판 '바그다드 카페'(감독 퍼시 아들론)는 삭제된 17분이 추가됐다. 오프닝 스퀀스 일부 장면과 주인공 브렌다와 야스민이 열연한 카페 마술쇼 장면들이 그것이다.

이 작품은 아날로그 감성이 두드러진다. 특히 앤틱한 미장센, 블루스풍의 사운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미장센을 보면, 미국 서부 모하비 사막(66번 고속도로) 한가운데 덩그러니 위치한 '바그다드 카페'는 술도 없고 커피머신도 없는 황량한 곳이다. 다 쓰러져가는 모텔, 주유기 작동이 의심되는 소형 주유소가 영화 속 주무대이다.

여기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블루스 풍의 주제곡 'Calling you'가 영화 시작부터 종반까지 관통하면서 낡은 카페를 진한 커피와 브랜디 향으로 메꾼다.  

묘한 매력을 지닌 '바그다드 카페'

1987년 유럽에서 먼저 상영된 '바그다드 카페'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영상을 표현하는 현대 영화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필름 영화만이 보여주는 깔끔하지 않은 색감과 투박한 장면들이 사라진 감성들을 재차 일깨워준다. 0과 1로 매끄럽게 처리되는 디지털 영화들과는 다른 묘한 매력을 지녔다.

영화 오프닝은 주인공 독일 아줌마 야스민, 흑인 아줌마 브렌다가 처한 위기와 상실감을 차례로 보여준다. 찌질한 남편과 헤어진 야스민(마리안 자게브레히트)이 찾아간 곳은 '바그다드 카페', 무기력한 남편을 쫓아낸 브렌다(CCH 파운더)가 주인이다. 

첫 만남부터 불길했던 두 여성, 둘 다 한순간 무너진 인간에 대한 신뢰와 회복하기 힘든 기력 때문일까. 카페 주인 브렌다는 카드와 현금 결제도 못 알아듣는 야스민을 이상한 사람으로 의심하고, 야스민도 인상만 쓰는 주인을 경계한다. 하지만 이 둘은 갖은 오해와 투닥거림을 거듭한 끝에 가까와지고, 야스민이 모텔에서 터득한 마술을 선보이며 카페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한편, 이 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한 퍼시 아들론 감독은 독일인이다. 즉, 독일 사람이 바라보는 미국의 또 다른 모습인 셈이다. 그럼에도 개봉 당시 뉴욕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에서 경이롭고 매력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 1987년 독일과 독일어권 국가(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 '아웃 오브 로젠하임'으로 개봉된 '바그다드 카페'는 당시 영화 평론가와 매체들의 호평에 비해 대중들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이 작품이 다시 주목을 받게된 계기는 다름아닌 90년대 DVD 출시와 유럽에서 공연된 뮤지컬의 힘이 컸다.

2000년대 들어서 상영 당시 보다 호의적인 평가가 확산됐다. 일례로 영화 소개 및 평론 사이트 IMDB는 7.5점, 로튼토마토는 88%의 지지를 보냈고, 다수 리뷰에서 "관람 후 여전히 뇌리에 남는다"라고 언급된 바 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바그다드 카페'(수입: 피터팬 픽쳐스, 배급: 판엔터테인먼트)는 러닝타임이 108분으로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한다. 

▲ '바그다드 카페' 메인포스터 ⓒ피터팬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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