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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설정미 기자
  • 인터뷰
  • 입력 2016.07.01 07:58

[인터뷰①] 에릭, “박도경과 같은 점? 사라지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

▲ 에릭 ⓒE&J엔터테인먼트

[스타데일리뉴스=설정미 기자] 에릭이 배우의 길로 들어선지 햇수로만 13년. 그러나 에릭에겐 10년도 훨씬 지난, ‘어디서 타는 냄새 안나요?’ 라는 불새 속 대사가 아직도 따라다닌다. 지금의 배우 에릭을 스타덤으로 올린 작품이기 때문. 하지만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을 만나 박도경을 연기한 에릭은 ‘있던거야’라는 대사로 츤데레 매력을 뿜어내며 불새 서정민이 아닌, 또 오해영 박도경으로 시청자들 뇌리에 남게 됐다.

30일 서울 강남구 바르도 청담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에릭은 “안 끝났으면 좋겠다. 아쉬운 마음에 어제 스텝들이랑 새벽까지 화기애애하게 종방연을 즐겼고, 3차까지 함께 갔다.”라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에릭은 ‘또 오해영’에서 영화음향감독 박도경 역을 맡아 심쿵남의 매력을 보여줬다. 에릭이 연기한 박도경은 기존에 그가 맡았던 바람둥이, 능글맞은 캐릭터들과 달리 예민하고 까칠하며, 트라우마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잘 내보이지 못하는 캐릭터. 에릭은 많은 대사대신 눈빛과 표정으로 캐릭터의 감정선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직접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대사가 없어 자칫 평면적인 인물로 보일 수 있는 박도경이란 캐릭터를 본인만의 매력을 더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도경앓이를 불러일으켰다.

- 박도경과 에릭이 비슷한 점이 있다면?

“도경이는 사라지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캐릭터.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을 갑작스럽게 목격했고 눈 앞에서 사라지는 걸 봤다. 이후엔 결혼을 약속한 예쁜 오해영이 식장에 나타나지 않고 사라지는 걸 겪는다. 그래서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표현을 못한다. 어린시절부터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조금 친해지고 편해졌다 싶으면 매니저형들이 사라졌다. 활동을 하다가 좀 친해진 가수들도 갑자기 사라졌다. 어느 정도 겪다보니 쉽게 사람들에게 말도 잘 안하고, 맘을 안 열게 됐다. 어차피 없어질 사람인데. 멤버들 외에는 친해지려고 하지 않았고, 이야기도 잘 안하고. 그런 부분이 도경이랑 비슷하다.”

- 그런데 이번 드라마 현장에선 배우들끼리 금방 친해진 것 같다?

“보통 작품을 하면 여자 배우의 경우 종방연이 돼서야 친해진다. 하지만 이번엔 합이 다 잘 맞았다. 드라마 초반에는 독이 될까봐 이야기 안했지만 다 가수출신이다. 영지, 현진이. 재윤이, 지석이, 훈이. 특히 지석이는 연습생 때 나한테 랩을 배운적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촬영현장에 있어서 낯설지 않았고 동료애가 있었다.”

- 드라마 현장 분위기가 좋았나?

“사고 없이 현장도 좋고, 시청률도 좋기 힘들다. 기존에 촬영했던 현장에선 사고도 있고, 현장 분위기가 안 좋은 적도 많았고, 시청률 역시 안 좋은 적이 많았는데. 이번 촬영에는 그렇지 않아서 감사하게 촬영했다. 이런 현장이 있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 대사에 있던 것처럼 우주가 도와주는 느낌.”

- 이번 드라마 속 본인 연기는 몇 점인가.

“100점 만점에 7,80점. 스스로 만족도가 있었던 캐릭터였다. 이 씬 안에서 나를 돋보이고 드러내야겠다 하고 크게 노력하지 않았다. 감독님이 연출한 영상과 배경음악의 힘을 믿어서 여백을 많이 남겨두려고 노력했다. 그런 걸 잘하는 팀과 일을 했고, 내가 모든 걸 설명하기보단 그런 감정만 유지한 채 감독님을 많이 믿고 따랐다.”

- 이번 촬영 때 아쉬운 점은 없었나?

“어떤 상황이 아쉬웠다라고 말은 못 하지만, 스스로가 부족한 거 같다 싶은 부분에선 다르게 표현했던 씬들이 있었다. 근데 이번 작품을 끝내고 나니 연기 욕심이 생겼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이런 저런 표현도 다르게 돌려서 표현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 현진이가 큰 자극이 된 것 같다.”

▲ 에릭 ⓒE&J엔터테인먼트

- 욕심이 생겼다고 했는데, 계속 해왔던 로코 말고 장르물은 욕심이 없나?

“장르물이나, 큰 액션이 필요한 드라마는 욕심을 안냈다. 한국 드라마 제작 특성상 그런 걸 풀어낼 수 없다. 그걸 하다보면 감정씬에서 쓸 수 있는 여력을 드라마에서 보여줄 수가 없다. 그래서 로코나 멜로가 적합하다. 장르물 같은 건 미드로 많이 보고 한국 드라마는 감정 위주로 많이 본다. 내가 보기 좋은걸 하고 싶었다. 물론 팬들은 장르물이나 사이코패스역을 원하는데 드라마에선 잘 모르겠다.”

- 왜 팬들이 그런 걸 원하는 것 같나?

그냥 그런 걸 좋아하는 거 같다.(하하)

- 서현진을 통해서 많이 배웠다했는데 어떤점이?

“단체톡에서 배우들끼리 현진이는 사기 캐릭터라고 이야기한다. 일단 못 하는게 없고, 다 되는 캐릭터. 목소리도 좋고, 무용해서 움직임도 좋고, 그전엔 그렇게 예쁜 줄 몰랐는데. 감독님의 마술 때문인지 저도 잘 생겨 보이고 현진이도 역대급으로 너무 예쁘고. 외모, 연기, 움직임, 목소리, 다 돼서 빠지는 게 없었다. 체력도 진짜 좋다. 1시간도 못자고 꼬박 5일 밤새서 촬영한건 드라마 ‘신입사원’ 이후로 처음. 그나마 도경이는 대사가 적으니까 이동할 때 마다 틈틈이 자고,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현장에선 말을 거의 안했다. 근데 현진이는 대사도 많고, 날을 새도 더 많이 셌는데 현장에 와서 웃고 스텝들 챙기고 농담도 해주니까. 그런 여배우는 처음 봤다. 남자배우도 본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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